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리뷰 60편- 사카가미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4] 애퍼시 학무




사카가미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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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서 타카기 할머니를 보고 놀랐다고 하는 분들이 많군요.
사실 VNV판의 타카기 할머니는 저거의 몇 배는 무서워서
봤다가 많은 분들이 너무 심하게 놀랄 것 같아서 지우고
특별편 할머니면 괜찮을 것 같아서 붙여놓은 건데 그거에도 놀라다니...

역시 제가 공포란 감각이 마비되어서 남들하고 기준이 다른 것 같습니다.



주의:
1. 이 게임은 다른 캐릭터가 말하는 걸 주인공이 듣는 형식이므로, 그 다른 캐릭터의 말은 회색칸에 적겠습니다.
내용은 전부 번역하면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이야기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편집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이 글은 웃자고 쓴 의도가 강하므로, 무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다만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3. 리뷰를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로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나는 도망쳐야 한다.
이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 분명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육감이 도망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도망칠 수 없었다.
발에 뿌리가 나서 땅에 박힌 것처럼 움직이질 않는다.

"무섭습니까?"

할머니는 갑자기 그런 걸 물었다.

"네."

"앞으로 4일입니다."

"앞으로 4일입니까."

"그렇습니다. 앞으로 4일 남았습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할머니 친절해!!


기간을 알려주려고 직접 왔어!!


"네. 알고 있습니다. 전 알고 있어요.
앞으로 4일 밖에 없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뭘 알고 있단 걸까.
하지만 난 알고있다.
그때 나는 꿈이라는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신기하다. 꿈 속에서 꿈을 보고있는 나를 확실히 느끼는 것도.
그 이후로 할머니도 나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게 최후의 행복한 시간이라고 나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있다.
확실히 공포를 느끼고 있을 텐데도 지금 순간을 어떻게든 즐기려고 하는 내가 있다.
이후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도 그리고 할머니도 공원의 벤치에 허리를 기댄채로 멍하니 풍경을 즐기고 있다.


할머니와의 데이트.



이게 현실이라면 나의 시야에는 공원의 한적한 풍경이 펼쳐져 있을 텐데
꿈을 보는 나는 벤치에 할머니랑 앉아있는 나를 보고있다.
나는 무섭다.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난 웃고있다.
뭘 생각하는지 모를 한심한 표정으로 웃고있다.

나는...나는...나는... 나는.....

"으아아아악!"

나는 큰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내 방이었다.
잠옷이 푹 젖어 있다. 심장이 강하게 요동친다.
숨을쉬자 입에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
손 끝이 마구 떨린다.
시계를 보자 아직 밤 3시 반이었다.

꿈이다.
꿈이었던 거다.
타카기 할머니의 꿈.
그렇게 행복한 풍경이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꿈이었는데
내 공포가 사라지질 않는다.

....앞으로 4일.
신도 선배의 이야기한 약속 기한이 생각났다.
나에겐 일주일의 기한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4일 남았다.

...나는 설마 그런 이야기를 믿고있는 건가.
애초에 그건 내가 본 악몽아닌가.
내가 본 악몽에 홀려 죽는 건가.
나는 지금 뭘 믿고있는 거야.
믿을 리가 없어. 그런 병신같은 이야기.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이야기를 신경쓰고 있던 거겠지.
그래서 그런 꿈을 꾼거다.
심층심리에 박힌 거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타카기 할머니 이야기에 신경을 쓰고 있던 것이다.

...자야해.
자고 모든 걸 잊어야 해.
나는 피부에 딱 들러붙은 불쾌한 잠옷을 갈아입었다.

그 사이에도 내 심장은 조금도 가라앉질 않았다.
지금은 눈이 확실하게 떠 있다.
일찍 잤으니까.

"바보같은 생각 하지 마."

나는 또 소리를 내서 자신에게 들려줬다.
그 이후 혼잣말이 많아진 것 같다.

혼잣말이 많아지면 정신적으로 이상이 생겼다는 위험신호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아니. 이건 책에서 읽었던가?
하지만 그렇게 하면 편해진다.
편해질 거다.
어쨌든 자자.
옷을 갈아입고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침대 속도 젖어있다.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렸으면.

그 정도로 무서웠던 거다.
이래선 잘 수가 없다.
이불도 갈아야겠다.
하지만 갈 이불이 내 방에 없다.
갖고오는 것도 귀찮다.

...내일 학교가지 말까.

아냐 곧 시험이야.
지금은 수업 시간에 기말고사의 힌트를 준다.
그러니까 쉴 수 없어. 학교에 가야해.
학교에 가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자야돼.
그런데 이불이 젖어서 잠이 안 온다.
심장이 뛰어 잠이 안 온다.
지금 갈아입은 잠옷이 다시 땀 범벅이다.

에어컨을 틀어볼까.
그래. 틀자.
시원해지면 잠이 오겠지.
지금 내가 잠이 안 오는 건 더워서 그런 거다.
아직 여름은 시작됐을 뿐인데, 장마가 끝난지도 얼마 안 됐는데
어째서 이렇게 무더운 것인가.
이번 여름은 더울 것 같다.
틀림없다.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에어컨이 망가졌나보다.
분명 그렇다. 내 방의 에어컨은 망가진 거야.
누가 망가뜨린 거야?

아라이? 아라이가 내 방에 들어와서 에어컨을 박살낸 거구나.
그렇구나.
틀림없어.


.....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거야.
미친 건가? 나는 미쳐버린 건가?


애가 점점 정신이 이상해진다.



4일째

그 이후로 한 잠도 못 잤다.
그 이후로 계속 이상한 것만 생각하느라 한 잠도 못잤다.
그래도 그 전까지 꽤 많이 잤으니까 어제보단 몸이 좋다.
좋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학교에선 조금도 공부가 되질 않았다.
중요한 수업인데 기억이 중간에 끊긴다.
앉아있으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내려간다.
수업을 못하겠다.
이게 다 그 꿈 탓이다.
뭔 생각을 해도 생각나는 건 그 6명이다.
나를 이상하게 만든, 실존하는지도 모를 6명.
역시 납득이 안 된다.
어떻게든 꿈이라고 치부하려고 해도 역시 납득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납득할 수 있을까.

방과후 나는 신문부로 갔다.
이이 완전히 학교의 7대 불가사의 특집을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있었다.
내가 신문부에 온 건 어느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신문부에는 재학생 명부가 있다.
하나하나 전부 교실을 돌아가면서 확인해봐야 귀찮을 뿐이다.

그리고 전교생이 한 패가 되어서 나를 놀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다들 날 미치게 하려고 짠 걸지도 몰라.




어... 어째 애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진다.



그래서 명부를 본다.
명부를 보면 일목요연할 테니까.
나는 자신있었다. 이 명부 속에 그 6명의 이름이 있을 거란 자신이.
이미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란 건 알고 있었다.
오늘 여러가지 사실을 확인해봤다.

1학년 교실에서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없었나.
최근 인체해부를 당해 죽은 여학생은 없나.
갑자기 행방불명된 남학생은 없나.

....그런 건 없었다.
당연하지. 그런 일이 있었으면 아무리 큰 학교라도 내 귀에 들어오지 않을 리가 없어.
내가 조사해보고 알아낸 사실은
몇 년 전에 괴롬힘 때문에 3층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린 여학생이 있다는 것 정도다.
큰 사건이라곤 그거 밖에 없다.
분명 옛날 일을 조사해보면 그 이상의 사건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조사해도 의미가 없다.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그들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란 걸 알기만 한 것도 수확이잖아.

...하지만 바보다 난.
그게 꿈이라면 그들의 이야기가 애초에 있을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이렇게 명부를 찾아볼 필요도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꿈같지가 않다.
모든 건 꿈이라고 결론지으면 될 텐데.
정체 모를 공포에 쓰러질 것 같은 내가 한심하다.
왜 나는 이런 걸 조사하고 있는가.
어쨌든 명부를 조사하자.

명부를 조사해서 그 6명의 이름을 찾아내는 거다. 이히히...

없다.
6명의 이름이 없다.


명부를 몇 번 뒤졌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명도 없다.
그들은 이 학교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던 거다

....그렇구나.
그들은 다른 학교 학생이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게 납득이 된다.






어떻게 하면 그런 결론이 나오냐.


참 공들여서 장난을 치는군.
뭐하는 거야 대체.
나를 미치게 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일부러 다른 학교에서 6명을 불러다가 있지도 않은 학생 이름을 말하고
나를 골탕먹인 거다.

.....시발. 난 속은 거였어.
복수할 거야.
누구한테?
히노? 히노가 나쁜 놈인가?
그래. 그 자식이 제일 나빠.
내일 두고보자.



나는 누구에게도 배신당하고 싶지 않아.
나를 배신한 놈은... 죽인다.
그래... 죽여버리면 되잖아.

나를 배신한 놈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면 이제 나를 배신하는 놈들은 아무도 없을 거야.




이 자식 이와시타한테 물들었어!!



그래.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야.
이히... 이히히히히히...



아라이 한테도 물들었어!!



죽여.
히노를 죽여.
그놈은 본보기다.
그놈을 몰아붙여서 책임을 물겠어.
그리고 울려버리겠어.
그놈은 분명 손을 비비며 용서를 구걸하겠지.
그렇지만 용서 못해.
나를 괴롭힌 벌이다.
이제 참을 수 없다.

일단 그놈의 쓸데없는 잡음 밖에 안 들어오는 귀를 (검열 삭제)
비명을 지르는 그놈의 입을 (검열 삭제)
콧물을 흘리는 더러운 코를 (검열 삭제)
눈물을 흘리는 눈을 (검열 삭제)
손가락도 (검열삭제)
(검열 삭제)!!!






.....얘 점점 왜 이래?!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돌았나? 왜 히노 선배한테 그런 짓을 해야 하지?
내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잖아.
명부엔 역시 그 6명의 이름이 없다.
그러니까 역시 꿈이 맞나보다.
그럼 납득되잖아. 그렇지?

나는 그게 꿈이라는 걸 납득시키기 위해 일부러 명부를 뒤진 거 아니었나?
분명 이 방에 뭔가가 있어.
인간의 악의를 끌어내고 공포를 먹고 사는 악령이 있다.
하하하... 그럴 거야.
만약 현실에서 누군가가 그들의 이름을 말하고 나를 속이려고 해도
그건 그거대로 웃어 넘기면 되잖아.
그만하자.
신문부는 그만두자.
나에겐 이런 클럽은 안맞아.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이상한 생각 하지말고 바로 그만두고 마음을 새롭게 한 채
기말고사를 준비하면 돼.
그래. 시험만 끝나면 즐거운 여름방학이 기다리잖아.
이 이상 이상한 짓을 해서 나를 몰아붙이는 건 그만두자.
아하하하하....



집에 돌아오자 아버지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기분 좋은 웃음 소리가 우리 집에 가득해 있었다.
그 웃음을 들으니 나도 왠지 안심이 됐다.

"어 일찍 왔네. 무슨 일이야?"

"오오 슈이치. 자 이리 와 이리 와. 지금 아버지는 축배를 즐기던 참이다."

"축배? 헤에.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내가 묻자 옆에서 엄마가 말했다.

"오늘은 회사 골프 대회가 있었어. 거기서 뭘 잘못 먹었는지 네 아버지가 우승을 한 거야."

"야. 뭘 잘못 먹었다는 거야. 실력이야 실력.
사실 아버지는 지금까지 골프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와하하하하!"

아버지는 이미 취해 있었다.
하지만 가화만사성이 딱 이런 말이다.
누군가가 기분좋으면 옆에 있는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사람이 히노네 아버지보다 유능하다는 사카가미네 아버지인가.
성격이 괜찮아 보인다.

다행이다.

"선물도 갖고 왔다."

아빠는 눈을 빛내더니 나를 보았다.

"굉장한 선물이야 슈이치. 분명 좋아할 거야."

아빠 말을 강조하듯 엄마가 나를 보았다.

"선물?"

"그래. 우승 상품으로 받은 건데 아버지한텐 쓸모가 없어서.
그래서 네 방에 놨다. 봐라."

"뭐지?"

"자 빨리 가봐."

아빠가 날 제촉한다.
굉장히 좋은 물건인가봐다. 그 정도로 굉장한가보다.
나는 기대를 품고 내 방으로 향했다.
뇌리에 아빠의 미소가 떠오른다.

나는 방에 들어가서는 경악했다.




"........컴퓨터."

방에는 거대한 박스가 두 개 있었다.
PC 본체와 모니터다.
내 뇌리에 순간 아라이의 얼굴이 지나갔다.
나는 PC가 없었다.
그런데 이젠 생겨버렸다.

이럴 수가....
이건 우연인가.
아니면 안 좋은 전조인가.

"뭐야. 그렇게 좋아하질 않는데."

"아...아니 그런 건 아니고 기뻐. 좀 놀라서 그래."

"그러냐. 그럼 됐지만."

아버지는 내 말을 솔직하게 믿어줬다.
"자 빨리 열어 봐."

"으...응"

나보다 아버지가 더 신난 것 같다.
누가 애인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난 포장을 뜯었다.
꽤 비싸보이는 신품 PC다.

....어쩌면 이걸로 스쿨 데이즈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또 무슨 이상한 걸 생각하는 거야.
어떻게든 잊으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졌는데. 주변에서 날 방해한다.
내 기억에서 그 악몽이 사라지질 않는다

"자 해봐."

아버지는 빨리 작동시켜 보고 싶은 것 같다.
나를 필요 이상으로 보챈다.

"안 돼. PC는 디스크가 없으면 작동을 안 해."

"....뭐야. 그랬냐. 그럼 이건 그냥 상자구만.
그런데 참 훌륭한 상자야. 와하하하하..."

아버지는 조금 아쉬운 표정이었지만 바로 웃어넘겼다.
사실은 상자 속에 샘플 디스크가 같이 들어있었지만 난 말하지 않았다.
지금은 컴퓨터로 놀 기분이 아니다.
컴퓨터를 진심으로 갖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싫은 것도 아니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고 있으면 있는대로 좋아했을 거다.
분명 아버지의 기대대로 환호의 소리를 질렀겠지.

예상못한 선물은 내 책상에 설치되었다.
기계니까 어쩔 수 없지만 굉장히 차가운 느낌이 난다.
그리고 내가 PC를 다룰 수 있을까?
어차피 게임 밖에 안 하겠지.
장소를 차지하면서 쓸데도 없는 물건이었다.
아직 놓기만 하고 배선도 연결 안 했다.
하지만 신경이 쓰인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어도 눈이 자꾸 컴퓨터로 가버린다.

....틀어볼까.
나는 방 한구석에 놓인 박스에서 매뉴얼과 샘플 디스크를 꺼냈다.
매뉴얼을 읽어도 전혀 알 수 없었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쫙 있어서 이해를 할 수 없다.
대체 초보자들은 어떻게 컴퓨터를 이해하란 말인가.
아니면 이런 비싼 걸 살 정도의 사람들은 흥미가 있어서
이런 매뉴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건가.
두꺼운 매뉴얼이 몇 권이나 들어있다.
그걸 보기만 해도 시간 떼우기는 되겠지.
흥미가 있다면 말이지만.
나는 매뉴얼을 내던지고 디스크를 보았다.


컴맹 가족


하긴 시대가 95년이니 별 수 없지만.


디스크는 3장이다.
2장은라벨이 붙어있고 그중 1장은 기동용 뭐라고 써있고, 남은 한 장은
데모 디스크였다. 그럼 이 라벨조차 붙어있지 않은 남은 1장은 대체 무엇일까.



내 기억에서 지우려고 해도 스쿨 데이즈가 뇌를 지배한다.

어쩌면 이 디스크가...

그럴 리가 없는데도 이 정체모를 디스크는 나를 괴롭힌다.

"하아아!!"

나는 일부러 큰 한숨을 쉬고는 3번째 디스크를 내던졌다.
도저히 일어설 기력이 없다.
배선을 연결하고 슬롯에 디스크를 넣고 전원만 넣으면 뭔가가 될 텐데.
지식이 없는 나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인데.
그게 굉장히 짜증나게 느껴진다.
귀찮아.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곧 저녁이다.
오늘은 뭐지. 아버지가 골프에 우승했으니까 분명 맛있는 걸거야.
그런데 왠지 기쁘질 않아.
뭘 먹어도 어차피 배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
뭘 해도 즐겁지가 않다.
그리고 자고싶지 않다.
자면 또 악몽을 꿀 것 같다.



공원 꿈. 나는 혼자 벤치에 앉아있다.
그리고 타카기 할머니가 온다.

"앞으로 3일이다."

그렇게 말하고 내 옆자리에 앉겠지.

.....공부하자.
나는 지금 침대에서 굴러다닐 때가 아냐.
하지만 책상에서도 집중이 안 될 거란 건 나도 안다.
그래도 해야한다.



....책상 위에 PC를 놓은 게 실수였다.
이래선 공부가 안 돼.



전형적인 공부 못하는 애들의 핑계



"저녁 먹어라!"

어머니가 부른다.
생각대로 맛있는 음식이었지만 생각보다 맛 없는 식사였다.
아버지는 식사 도중 골프에서 얼마나 활약했는지 자랑을 늘어놓았다.
나는 흥미가 없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들어줬다.
가족이 좋아하면 나도 기분 좋아져야 하는 법인데, 마음이 답답하다.
그러긴 커녕 아버지나 어머니가 기쁜 듯이 웃으면 웃을 수록
내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마치 두 사람이 내 기를 빨아먹는 것 같다.

결국 나는 식후에도 공부를 하지 못했다.
책상에 가려고 생각은 해보지만 침대에서 떨어지고 싶지가 않다.
우리 엄마가 치맛바람이 세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
잘 생각해보니 내일은 일요일이잖아.
오늘은 토요일이었어.
왠지 오늘은 오전 중에 수업이 끝나더라.
바보다 난.






생각보다 심각한 바보였다.


과연 이 학교 꼴찌 입학자 사카가미.

그런 것도 모르다니.
그럼 나는 몇 시간 동안 신문부 부실에 있었단 말인가.
점심 먹는 것도 잊고.
그래. 그러고보니 오늘은 점심을 안 먹었지.
지금 생각했다. 그런데도 그렇게 배가 안 고팠다.

.....그러고보니 저녁은 언제였지?
....이상하게 늦는데.
엄마가 기분이 들떠서 저녁 준비를 잊은 건가?





아까 먹었잖아 미친 새끼야!!


치매냐?



뭐하는 년이야.
사랑하는 아들을 굶겨죽일 셈인가.
내가 죽으면 저 인간들 노후는 누가 책임지는데?
나는 외동이라고. 친척한테 부탁해봐야 소용 없을 걸.
차가울거야.
어차피 다 남이야.
힘들 때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법이야.

그건 그렇고 배가 고프다.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아니 어제부터가 아냐. 그저께부터 안 먹었잖아.
그래. 나는 이 며칠 동안 제대로된 식사를 한 적이 없잖아?
이게 다 저 바보같은 년 때문이다.
저년은 밥이나 만들기 위해 살고 있는 건데.
그런데 뭐야.
자기 할 일도 제대로 안 하고.
그런 주제에 빈둥빈둥 살고 자빠졌잖아.
밥도 안 만들고 쓸데 없이 수다나 떨고 자빠졌어.

....죽여버릴까.
그래. 그러자.
그게 저년을 위해서다.
그게 세상을 위해서다.

내가 하는 일은 옳은 일이다.
그러니까 잘못 없어.
잘못될 리가 없다.
그게 답이다.
....그래 맞아.....


내 기억은 도중에 끊기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사카가미 이 새끼 미쳤잖아!!


점점 정신이 이상해지는 사카가미. 과연 그에게는 무슨 일이?
다음 회에 계속





덤 - VNV판 요시다와 아카가와





덧글

  • 대공 2014/01/20 19:14 # 답글

    얘도 물들었어 ㄷㄷㄷ
  • 재규어 2014/01/20 19:18 # 답글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ㅇㅇ 2014/01/20 19:21 # 삭제 답글

    사카가미 울적에(...)
  • 하미 2014/01/20 19:28 # 삭제 답글

    자꾸 주인공 독백만 나오니까 이건 뭐 니시오 이신의 소설을 읽는 기분...분위기도 그럭저럭 비슷하고.

    물론, 사이코 레벨은 이쪽이 훨씬 위지만요.
  • Althea 2014/01/20 19:33 # 답글

    수호령이 아니라 원한령 엔딩인가요 6명이 한꺼번에 달라붙어서 물들고 미치고 이상해지고..
  • oooo 2014/01/20 19:38 # 삭제 답글

    혹시 이이지마가 이야기를 다 쓰고 난 후에 쓴 간접적인 회고록이 아닐런지..
  • giantroot 2014/01/20 19:38 # 삭제 답글

    패드립의 제왕 사카가미... 이제 후각이 민감해져 화장실에 집착하고 샴푸를 마시면 완벽!

    음 근데 확실히 호러 게임이라는 점에서 보자면 VNV판 그림이 훨씬 우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작붕이 보여서 그렇지 미려하면서도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게 능력 있는 사람인듯.... VNV판 타카기 할멈은 훨씬 더 그로테스크한가 보죠?
  • 좀비 2014/01/20 19:50 # 삭제 답글

    후.. 6명들이 신선한 충격을줘서 중2병에 걸린 사카가미..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
    ps.VNV판은 사후학교인마냥 안색도안좋고 눈도이상하네요 학교에 있었던 좀비의 이야기 같음
  • 78536 2014/01/20 19:50 # 삭제 답글

    이 게임은 핵무기 정도는 아니고 백린탄 정도로 위험 하군요
  • 2014/01/20 20:47 # 삭제 답글

    미쳐가는 사카가미
  • ㅎㅎ 2014/01/20 20:56 # 삭제 답글

    중간의 나 바보냐!짤은 어느 만화 짤인가요?
  • 라라ㅏㄹ 2014/01/20 22:02 # 삭제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아닐까요?
  • 알루미늄 2014/01/20 21:08 # 삭제 답글

    패드립 무섭습니다 ㄷㄷ
  • 창검의 빛 2014/01/20 23:02 # 답글

    얘가 히나미자와 증후군 레벨3 상태이거나,
    학교에 마커가 있어서 디멘시아 상태에 빠진듯요.
  • 선풍기 2014/01/20 21:41 # 삭제 답글

    구원의 여지가 없는 미친놈이 되어가는 사카가미
  • 초고교급 절망 2014/01/20 21:51 # 삭제 답글

    광기와 저랑에 물들어서 정신이상이 되어간다?
    .
    .
    .
    .
    이 학교는 미쳤어...scp 재단에 연락해야 해...
  • quiet123 2014/01/21 14:55 # 삭제

    보호하는 순간 scp 재단의 넘버는 5자리가 됩니다.
  • 아튼테이터 2014/01/20 21:56 # 답글

    마지막 양심이 무너졌다!!!!!
  • 160 2014/01/20 22:00 # 삭제 답글

    오 안돼 사카가미가 미쳐버렸다 그나마 이 게임에서 정상적이었는데
  • ㅁㄴㅇ 2014/01/20 22:04 # 삭제 답글

    여러분 속으시면 안됩니다

    원래 사카가미는 빡치면 소화기로 사람을 내려치는놈이였습니다...

    애초에 이 학원에 다니는데 정상인일리가 없잖아요
  • 신선꽃 2014/01/20 23:58 # 삭제 답글

    그래도 이 게임에선 슈이치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런데 전판에서는 누나가 있었는데 (슨바라리아 성인) 이번엔 외아들이 됐네요.
  • ㅇㅇ 2014/01/21 00:14 # 삭제 답글

    다들 그렇게 미친놈이 되는거야
  • 3월의토끼 2014/01/21 02:01 # 삭제 답글

    와 사람이 미치는 과정이 이렇구나...
  • 배길수 2014/01/21 03:33 # 답글

    공부 안 하면서 앓는 시늉 하지 말고 그냥 기말시험 준비를 하라고 사카가미 이 미친놈아!
  • 대젠거 2014/01/21 17:48 # 삭제 답글

    슬슬 끝입 보이는 시점에서 질문이 있습니다. 애파시 버젼부터 아라이랑 호소다의 웃음소리가 일반 학무보다 더 재수없어진 건 애퍼시 판에서 바뀐건가요?
  • 빌트군 2014/01/21 19:28 #

    SFC판에서 아라이가 거의 안 웃어서 그렇지 웃을 때는 이히히라고 웃구요
    호소다의 우후우후는 애퍼시에서 바뀐 것 같습니다.
  • 전뇌조 2014/01/21 20:13 # 답글

    .....아 맞아... 그러고보니 지난 회 마지막에 나온 타카기 할머니는 좀 빨리 나온 게 아닌가 싶었더라니.
    이번 에피소드는 진심 끝이 궁금해집니다. 모든 이야기의 집대성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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