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리뷰 55편- 이와시타 [거짓된 사랑 3] 애퍼시 학무



이와시타 [거짓된 사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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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1화당 1화 완결이 기본이라
어쩌다 긴 에피소드를 끊어대기 시작하면
끊기 신공이라고 하면서 난리가 났었는데
이제는 다들 끊기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

뭐 하긴 이건 분량 때문에라도 안 끊으면 못 올립니다.
이해해주세요.



주의:
1. 이 게임은 다른 캐릭터가 말하는 걸 주인공이 듣는 형식이므로, 그 다른 캐릭터의 말은 회색칸에 적겠습니다.
내용은 전부 번역하면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이야기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편집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이 글은 웃자고 쓴 의도가 강하므로, 무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다만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3. 리뷰를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로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엉엉 울었어.
정말로 사토 군의 애가 맞을까?
사토 군하고도 했겠지만 그거 이상으로 더 많은 남자들과 했으면서.
대체 왜 임신한 게 사토 군 탓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본인이 말하는 걸 보면 그럴지도 몰라.
여자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감으로 안다고 하잖아.

나는 아직 그럼 경험이 없으니까 모르지만... 우후후...

얘는 이걸 위해 계속 사토랑 혼다를 방해하지 않고 참고 있었던 거였어.
두 사람의 사이를 완전한 파국으로 이끌기 위해
그녀는 이 상담을 하고 싶어도 계속 참고 찬스를 기다리고 있던 거야.
그건 그렇게 어째서 그녀는 왜 하필 나에게 상담하러 왔을까. 참 이상해.
한 번도 이야기해본 적도 없는 나에게 어째서 그렇게 중요한 고민을 털어놓는 걸까.



그렇지만 이유는 얼마 안 가서 알았어.
걔는 나한테만 상담한 게 아니야.
우리반 애들 전원한테 이야기한 거였어.
그것도 그 사람한테만 얘기한 척 하면서
.




한계를 모르는 인간쓰레기문화재 오이카와 선생님.


아 맞아. 우리 반 여자애들 전원이라곤 하지만 당연히 혼다한테는 얘기 안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진짜 바보같은 년이야.
자신의 치부를 스스로 말하고 다고 있어.
그 이야기가 진짜라면 가장 머저 사토랑 상담을 해봤어야지.
다른 애들한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텐데.
잘 생각하면 이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해.

하지만 다른 애들은 그렇게 생각 안 했나 봐.
왜냐고. 문제가 일어나는 게 이야기하기 더 재밌으니까.
결국은 다들 참견쟁이일 뿐이었어.


믿을 소문을 믿어라.


아야노코지가 게이라는 소문도 그렇고 이 학교 애들은 왜 이렇게 이상한 소문을 좋아하냐.


남들 주제에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도 없으면서.
누가 고민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다들 어떻게 해야할지 서로 고민도 해줬고
여자 애들 몇 명은 모여서 토의도 했어.
그냥 그러지 말고 병원 갈 돈이든 뭐든 모아서 내면 될 텐데.
정말 여자란 생물은 왜 이렇게 남일에 못 끼어들어서 안달인지.

그렇게 한순간에 오이카와는 비극의 여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습득했어.
그리고 그건 동시에 사토는 극악인으로 전락하고 말았지.

여자 애들은 책임을 지라고 사토를 밀어붙였고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욕을 퍼부으며 괴롭혔어.



미친 년들아. 남을 욕하기 전에 진실을 더 조사해봐라




반론을 할 수 없었던 그도 역시 갈데까지 가봤단 거겠지.


사귄지 3일 만에 반론이 불가능할 정도의 짓을 했단 말인가.


참 빠르기도 하지.




혼다는 그래도 아무 말도 안 했어.
사토를 욕하지도 않고, 오이카와에게 진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자리에 앉아 시무룩하니 팔짱을 끼고 있었어.
나는 대체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었어.
이제 슬슬 사토한테 정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오이카와에게 복수하려고 생각하는 건지.
나는 계속 지켜보기로 했어. 나는 그것말곤 할 수 없으니까.



리얼 막장 드라마 본방 사수.



괜히 참견하려고 했다간 나까지 휘말릴 거고
이런 상황일 땐 그냥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가장 좋아.



.....내가 잘못됐다고?
너 혹시 괴롭힘 당하는 애가 있으면 정의감을 가지고 지켜주려고 하는 그런 타입이야?

그럼 혹시 괴롭히는 입장인가? 우후후 어쩌면 괴롭힘당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셋 다 바보. 괴롭히는 것도 괴롭히는 것도, 거기에 참견하려는 것들도.
세상은 괴롭힘 당하는 애를 감싸주는 게 정의라고 말하지만 그게 사실일까?
약한 존재를 감싸주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누군가를 감싸준 적은 없는 법이야
사람들이 이지메 문제를 입에 담는 건 간단해.
하지만 그런 얘길 할 때 정작 당사자는 없어.
괴롭힘 당하는 애를 감싸줬을 때, 그로 인해 괴롭힘 당하는 애가
얼마나 더 큰일을 당할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고보니 이와시타 동생이 사카가미가 감싸준 것 때문에 봉변을 당한 적이 있지.



그렇다면 단결하면 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응. 말은 쉽지.



방관주의는 나쁜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왜냐면 전원이 방관주의가 되면
처음부터 괴롭히는 애들도 괴롭힘 당하는 애들도 존재하지 않게 되거든.
원래는 그게 정답이야.

사람은 말이야 어쨌든 뭔가로 난리를 피우고 싶어해.
괴롭히는 애라는 막연한 악인에 대해 세상은 무조건 욕을하고 싶어하지.



정말로 욕을하고 싶으면 괴롭힘이 일어나고 나서 난리치지 말고
일어나기 전에 막았어야지.
그러니까 나는 우리 반의 문제엔 안 끼어들어.

나를 괴롭히는 놈이 있으면 죽여버리면 끝이니까.





아 네....


해답 한 번 명쾌하네.



남들이 괴롭힘 당하든 말든 나랑은 관계없는 일.
그러니까 이번 일도 나는 누구의 편도 안 들고
그냥 말 없이 보기만 했어. 내가 가장 잘한 것 같지?



...........결국 사토는 죽었어. 자살.
그날 밤 자기 방에서 목을 메고 죽었어.




그림으로 그린 듯한 막장



유서는 있었지만 오이카와의 임신 사실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
사는 게 싫다. 누가 잘못한 건 아니다. 다 내가 나쁘다.
그런 내용들이 떨리는 글씨체로 쓰여있었다고 해.
그의 성격으로 미루어보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죄악감에 시달리고 있었겠지.



그렇지만 참 바보야.
자살로 책임을 지겠다니. 그건 그냥 현실에서 도망친 거잖아.
다른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최소한 오이카와의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해봤으면 좋았을 걸.
조금만 조사해보면 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 바로 알았을 텐데.

그리고 그게 진실이라고 해도 진짜로 사토의 애가 맞는지
아버지부터 확인해봤어야 했어.

뭐 이미 자살 해버렸으니까.
결국 얘는 여기서 죽을 운명인 거야.
어차피 사신이 한 번 붙으면 도망칠 수 없어. 우후후후후.....

오이카와도 사토가 자살할 거라고는 생각 못한 듯해.
소식을 듣고는 새파랗게 질렸어.
하지만 그녀는 책임을 질 여자도 아니었고
애초에 자살인데 걔가 무슨 책임을 질 게 있어.
모든 걸 자백하고 소년원에라도 들어가라고?
그런다고 죄가 없어져?
그런 건 그냥 자기만족이야.

세상은 만족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부활하지는 않는걸.



"난 잘못한 거 없어!! 나는 피해자라고!!"

그녀는 다음 날 교실에서 그렇게 말하고 펑펑 울었어.
어디까지가 본심인진 모르겠지만 그때 그녀가 흘린 눈물은
아마 진짜 눈물이었을 거야.

하지만 그건 슬픔의 눈물이 아니야.
두려움과 싸우는 공포의 눈물.
또 자기방어를 위한 눈물이기도 했겠지.

우리 반 애들은 아무도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어.
특히 여자애들은.
그렇지 않아?

다들 오이카와 처럼 뻔뻔하지는 않았지만
걔들도 걔들 나름대로 책임감은 느끼지 않았을까?
오이카와의 이야기를 듣고 사토를 괴롭힌 건 다 걔들이거든.
만약 그때 그렇게 강경한 태도로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사토는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런 공포가 여자 애들 사이에서 맴돌았던 거야.





으아아... 쓰레기들...


아무 사정도 모르는 선생님들은 여자애들이 흘리는 눈물을
친구가 죽어서 슬퍼하는 상냥하고 숭고한 눈물인 걸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울지 않은 사람은 단 두 명이었어.
나랑 혼다.


나는 울 필요가 없었어.
나는 잘못한 것도 없고 사토가 자살한 건 걔 책임이고.
걔들하고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빚을 진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울 필요가 없지.
물론 좋아할 필요도 없었지만 우후후...

하지만 어째서 혼다는 울지 않았을까.
여자 중에서 만약 슬픔의 눈물을 흘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혼다였을 텐데.
그런데도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걸까.


얘 무슨 묵언수행 하냐?



그 이후로 특별히 바뀐건 없었어.
오이카와가 얌전해졌던 건 겨우 2,3일 정도.
우리 반 애들도 사토의 죽음은 악몽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잊어버리기로 했어.
다들 책임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누구도 이 이야기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진실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
다들 혼다가 진실을 말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했던 것 같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어.
걔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아무 하고도 얘기를 안 하게 됐으니까.

평소의 우리 반으로 돌아왔어.
그저 바뀐 게 있다면 빈 자리가 하나.
오이카와가 임신한 것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게 됐어.
병원 비를 모아주려고 하려던 사람이 몇 명은 있던 것 같지만
결국 계획은 유야무야 됐어.

사토가 죽어버린 뒤로 모두 오이카와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걸 눈치챈 걸지도 몰라.
아니면 그 정도는 걔가 알아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암묵의 결론이 난 걸지도 모르지.
결국 다 남일이니까.

자기들이 일을 키워놓고, 휘젓고 싶을 만큼 휘저어 놓고, 그래놓곤
누가 울든 말든 나몰라라.
사토도 부모님은 있어.
남겨진 가족은 아들이 죽은 진자 이유도 모르고 늙어 죽을때까지 괴로워하겠지.
그리고.... 계속 슬픔에 잠겨있겠지.

하지만 나는 아무도 욕하지 않았어.
욕할 필요도 없고, 다들 자기 자신만 소중하니까.
자기만 무사하면 그걸로 되는 거지.
인간은 어차피 그런 거잖아.

.......다들 바보야.

그러니까 처음부터 나처럼 참견을 하지 말았어야지 우후후...

하지만 다들 언젠간 완전히 잊어버리겠지.
사토의 죽음은 커녕 사토라는 반 친구가 있었다는 것도.
이 연애 드라마는 슬픈 결말로 끝났지만 어쩔 수 없지.
지들끼리 제대로 해결 못한 걔들이 잘못한 거니까.



중요할 때 확실하게 자기 입장을 표현하지 못한 혼다.



속고있다는 걸 알면서도 유혹에 넘어간 사토



자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손에 넣고 싶어하는 욕심쟁이 오이카와.



너는 누가 가장 잘못했다고 생각해?
대체 누구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을까?

1. 오이카와 유키
2. 사토 나오유키
3. 혼다 사에코.


무조건 1번





오이카와 탓이라고?
오이카와가 이 둘 사이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이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아?
과연 그럴까?
사람을 사랑하고 서로가 사귀게 되어도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어.
누군가와 사귄다면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든, 헤어질 때를 처음부터
준비해둬야 해.

그러니까 이런 결말로 끝나긴 했지만
이건 애초에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는 건 아닐까?
만약 혼다가 그 때 도서위원에 입후보 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었을 거야.
그런 생각 안 들어?
그리고 사토도 사귀지만 않았으면 죽음은 면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안 들어?




가장 큰 책임은 이딴 쓰레기 게임을 만든 제작진들에게 있는 것 같다.


만들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




너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처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우후후...

나는 그래도 사랑할 수 있어.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
나는 혼다 같은 실수는 안 하니까 괜찮아.
단언할 수 있어.

뭐하면 나랑 사랑해볼래?

괜찮아. 그 사랑에 내가 응해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우후후후.





얘 또 은근슬쩍 고백하네.





아 너 땀흘리는 거 아냐?
내 눈엔 네가 땀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기분 탓인가?
자 저기 볼.
땀방울이 송글송글 솟아오르는 것 같은데.
내가 직접 땀까지 닦아줬는데?
내 친절을 배신하지 마. 내가 잘못 본 거였으면 좋겠다.
볼에 솟아오르는 땀방울이 만약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너는 날 배신한 거야.
적어도 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좋으니까 날 슬프게 하지 마.





진짜 땀 흘리면 안 되는 거냐.


큰일났다. 생리 현상을 어떻게 조절하라고.
안 그래도 이 게임에 사카가미 그래픽이 나오면 80%는 저렇게 땀을 흘리고 있던데.
사카가미 망했어요.


실은 아직 끝이 아냐.
이 이야기는 속편이 있어.
나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끝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어.



우후후후후.....
여자의 애정은 무서워.

사토가 죽고 몇 주가 지난 뒤 나는 방과후 교실에서 멍하니 있었어.
참 재밌어. 방과후 교실.
특히 모두 나간 빈 교실.
조용한 교실에 혼자 있으면 마음이 진정돼.
그렇게 오늘 있었던 하루 일과를 되돌아 봐.

누가 선생님한테 혼났나.
누가 누구랑 싸웠나
누가 누구 욕을 하나
그런 걸 생각하면서 그냥 멍하니 있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그러고 있어.
내 버릇이야.

그 날도 그러고 있었어.

자살한 뒤 얼마 동안 사토의 책상에 있던 꽃병도 이젠 어디론가 사라진 뒤.
경찰도 안 왔고 방송국의 취재도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어.
괴롭힘 당해서 죽은 게 아니면 세상은 흥미를 갖지 않는걸.
낙오자 한 명이 기분에 휩쓸려 죽은 거라고 생각했던 거 아닐까.

하지만 진실을 알면 모두 놀랐겠지.
그날 그런 걸 생각하며 멍하니 있는데 누가 내 어깨를 두들겼어.



돌아보니 혼다였어.



예쁘잖아.


얘가 무슨 평범하게 생겼다는 거냐.
사토는 이런 애를 두고 무슨 짓을 한 거냐.

혼다가 직접 나한테 다가온 건 그게 처음 아니었을까.
나는 딱히 그녀를 피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
내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지도 않았거든.
그녀도 나한테 흥미는 없는 것 같고.
그러던 애가 갑자기 왔어. 솔직히 난 놀랐어.

"무슨 일이야?"

그녀가 내 얼굴을 보고 아무 말도 안 하길래 먼저 물어봤어.
딱히 무시할 필요도 없었고.
주변엔 아무도 없고. 나도 그만 말을 걸고 말았어.



"이와시타는 항상 방과 후에 남아있네."

그녀는 그 말만 하곤 또 입을 다물었어.
걔 남들 일에 관심 없는 척 하면서 꽤 주의깊게 보고 있었나 봐.
아니면 나한테 흥미를 가지고 있던 걸까.
하지만 나는 흥미 없거든. 그녀의 질문에 답할 의무도 없고.
그래서 나는 그냥 정면만 바라보면서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어.

그러자 걔다 다시 내 어깨를 두들겼어.

"뭐야? 난 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일이 있으면 분명하게 얘기해줘."



그녀는 무표정하게 날 봤어.
나는 상대의 얼굴을 보면 대개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
그 사람의 눈매, 입가, 눈썹 그런 얼굴의 움직임을 보면 대강은 알 수 있지.

그래서 난 지금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도 알아.
손에 쥔 것처럼 너의 심장 박동까지 나에게 다 전해지고 있어
우후후후후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읽을 수가 없었어.
아무리 무표정이라고 해도 조금은 움직임이 있는 법인데.
하지만 그녀만은 알 수 없었어.
나는 나도 모르게 경계하고 말았어.
이럴 때는 좋지 않은 일어나거든.
나는 감이 좋은 편이라서.


이럴수가. 마왕이 두려워하다니


대체 뭐하는 또라이인가 혼다.



"이와시타는 계속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었지?"

난 걔가 내 심장을 움켜쥔 줄 알았어.
걔는 다 알고 있었어.
난 안 들킨 줄 알았어.
혼다는 둔감한 애인 줄 알았거든.


그렇게 열광적으로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는데 안 들키겠냐.


그런데 이게 웬일?
멍한 척하면서 날 다 보고 있었다니.
난 배신당한 기분이었어.
난 그녀에게 속았던 거야.
지금까지 별로 신경도 안 쓰던 혼다였지만 이때문은
그녀가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여자로 느껴졌어.


네가 할 말이냐 그게.


너보다 무서운 사람은 이 학교에서 손에 꼽거든요?

하지만 재밌었어.
이런 여자가 일부러 방과후에 나 혼자 남기를 기다려서 이렇게 말을 걸어줬는걸.
나는 처음으로 혼다에게 흥미가 생겼어.
얘라면 친구가 되어도 재밌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응. 봤어.
작년에 네가 도서위원에 입후보하기 전부터."

거짓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솔직하게 답했어.
그리고 그녀의 움직임을 살폈지.

걔가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웃었어. 사토와 같이 있었을 때의 그 미소로.
그가 죽은 뒤론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나에게 보였어.




"알고 있었어.
이와시타하곤 이야기해본 적 없지만 사토랑 나를 계속 보고있었단 건 알고 있었어.
보기만 하고 뭔가를 하지는 않으면서 우리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거구나.
고마워."

그리고 혼다는 나에게 머리를 숙였어.
감사하다면서.

얘는 착각하고 있어. 난 그저 보기만 했지
상대를 안 한 건 귀찮은 문제에 말려들기 싫었을 뿐인데.
그런데 걔는 나한테 감사를 했어.

재밌지?
내가 아무 대답도 안 하자 그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어.



"오이카와가 임신했을 때 여자 애들은 모두 사토를 괴롭혔어.
하지만 그때 이와시타만 사토를 괴롭히지 않았어.
정말 고마워."


그리고 그녀는 또 머리를 숙였어.
설마 그 와중에 얘가 날 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
혼다는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커서
그때의 내 놀라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



"사토가 죽었을 때도 여자애들은 모두 울었어.
그건 슬퍼서 우는 게 아냐. 다들 언제 자기들이 책임을 지게 될지 모르니까
무서워서 울었을 뿐이야.
하지만 그때도 이와시타만 울지 않았어.
난 너무 기뻤어. 정말. 정말로 고마워."


딱히 혼다가 기뻐할 일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관찰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이와시타.


나는 생각을 고쳐먹었어.
혼다는 바보가 아냐.
적어도 다른 여자애들 보다는 훨씬 머리가 좋은 여자였어.
그래서 난 그녀에 대해 더 알고싶어졌어.
이 정도로 머리가 좋은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흥미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방심은 금물.
괜한 행동을 했다가 내 무덤을 파는 건 싫어.
그래서 난 살짝 미소지어줬어.
적어도 그녀는 나에게 호의를 품고있어.
그러니까 내가 미소짓는다면 그것만으로 모든 걸 이해해줄 거야.
그녀는 내 사인에 답해줬어.



"....나 말이야. 이와시타가 괜한 일에 말려드는 걸 싫어한다는 건 알아.
귀찮은 문제에 말려들어하기 싫은 건 모두가 마찬가지니까.
나도 그래. 되도록이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하지만 문제는 자연히 일어나게 되어있어.
내버려둬도 언젠가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해.
그게 운명이라는 거야.
그래서 되도록이면 난 운명에 거스르고 싶지 않아."

놀랐어. 설마 얘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얘도 방관주의자였냐.


차이가 있다면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타입이고
나는 내 운명을 개척하는 타입이라는 거.
나는 내 신념을 굽힐 생각은 없지만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고도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자기 자신이 행동하는 걸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모든 걸 자연의 흐름에 맡기고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어떤 결말이 찾아와도 그걸 현실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강함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닐까.
그녀는 사토 군과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어.
오이카와가 방해하는 것도 사토가 죽은 것도 모두 자연스럽게 일어난 거라고 납득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가만히 있던 거고 진실을 밝히려고도 하지 않았어.

난 혼다하곤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았어.

"너 알고보니 머리 좋았구나. 왜 바보인 척 하고 살았어?"

그래서 질문했어. 우정의 증표로서.
그녀는 또 웃었어.



"난 바보인 척 안 했어.
난 바보가 맞으니까.
바보니까 될 수 있으면 생각을 안하고 살려고 하고 있을 뿐이야."

나한테 거짓말 할 필요는 없는데.
자신이 바보라고 하는 인간일수록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어.

"너하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기쁜듯이 끄덕였어.
그리고 나는 다시 질문했어.
그녀가 나랑 친구가 되고싶어서
방과 후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거든.
분명 다른 일이 있을 거야.
그리고 뭐 나는 이제 경계를 풀었고.
적절한 표현을 빌리자면 그녀는 나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거울 같이 친숙하게 느껴졌어.
우후후...

"혼다. 용건은 그것 뿐이야?
그것 뿐이라면 같이 돌아가지 않을래?"



"이와시타가 귀찮은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하는 건 알아.
그러니까 민폐는 끼치고 싶지 않아.
하지만 꼭 이와시타가 봐줬으면 하는 게 있어.
사토랑 나를 따뜻하게 지켜준 이와시타 네가 이걸 꼭 봐줬으면 좋겠어."


"응? 뭘 봐?"

"도와달라곤 안 할게. 이미 준비는 다 끝났으니까.
그냥 보기만 하면 돼.
부탁해. 절대 피해는 안 줄게."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
겨우 친구가 됐는데.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 정도로 말하니 거절할 생각은 없었어.
그리고 피해는 안 주겠다고 하니까.

"응. 알았어. 뭘 보여줄 건데?"

"이리 와."

그녀는 내 손을 잡아끌고는 교실을 나왔어.
어디로 데려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말 없이 갔어.
최소한의 행동만 하던 그녀가 뭔가를 하려고 하잖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았어.



"여기야."

그녀는 과학실로 들어갔어.
과학실에는 아무도 없었어.
마침 그 날 생물부도 과학부도 클럽 활동을 안 하는 날이었거든.
우리들이 들어가자 그녀는 안에서 열쇠를 걸었어.

나는 그때 기대를 품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만이, 엄청난 것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그리고 그 기대는 실현될 것 같았어.

과학실 안에는 큰 책상이 있어.
그리고 그 책상은 입구에선 보이지 않아.

거기에 오이카와가 자고 있었어.
마치 수술대에 누운 환자처럼.


나는 오이카와가 죽은 줄 알았어.
오가 이런데서 저렇게 얌전히 자고 있을 애도 아니고
꼼짝도 안 했으니까.
하지만 다가가자 조용히 숨을 쉬고있는 걸 알 수 있었어.



"클로로포름이야."



수면 상태 이상 확률 100% 보장 사기템 클로로포름


그렇게 말하더니 혼다는 오이카와 옆에 다가가
그녀의 얼굴 위에서 손을 몇 번 흔들었어.
오이카와는 완전히 잠든 듯해.
그때 눈치챘지만 책상 옆에는 메스나 가위 같은 게 놓여있었어.
마치 정말로 수술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어.



"우리 집은 산부인과야."






리  뷰  불  가


리뷰가 불가능한 초유의 리뷰 사고 사태.
과연 이 리뷰의 운명은?!

다음 회에 계속... 될 수 있나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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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ECRO 2014/01/19 15:37 # 답글

    으아아아 기다렸더니 여기서 이렇게 끊기는건가...
  • Ladcin 2014/01/19 15:37 # 답글

    뭐라 말할려고 했으나 마지막을 보고 할말을 잃었기에
  • 건전청년 2014/01/19 15:41 # 답글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군요 ㅡㅡ;;
    안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 에우리드改 2014/01/19 15:42 # 답글

    끼야아-
  • 재규어 2014/01/19 15:47 # 답글

    으아아아아아!!!!
  • skg 2014/01/19 15:56 # 삭제 답글

    갑작스런 나이스 보트라니 ㅎㄷㄷ
  • 셸먼 2014/01/19 16:00 # 답글

    안에 아무도 없어요.
  • 초고교급 절망 2014/01/19 16:03 # 삭제 답글

    .................
    거짓말이었구나, 안에는 아무도 없어.........
    .................
    스쿨데이즈냐
    나중에 보트가 나올 듯 한...
  • hexamania 2014/01/19 16:12 #

    어떻게 아신거죠..
  • 디베스테이터 2014/01/19 16:14 # 답글

    윈도우즈는 이걸 알고 실행시키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가!!!
  • dd 2014/01/19 16:18 # 삭제 답글

    역시 나이스 보트!!!
  • ㅇㅇ 2014/01/19 16:30 # 삭제 답글

    이와시타 vs 클로로포름이라는 꿈의 매치를 한번 보고 싶습니다.
  • kyhdd63 2014/01/19 16:34 # 삭제 답글

    과연 제작진이 제일 무서운 게임......
  • ........ 2014/01/19 16:34 # 삭제 답글

    제왕절개?!?!?!
  • kyhdd63 2014/01/19 16:41 # 삭제 답글

    아 본문 맨 위에 2편이라 되있네요.
  • 160 2014/01/19 16:55 # 삭제 답글

    아이카와 때문에 혼다가 각성했다...
  • giantroot 2014/01/19 16:57 # 삭제 답글

    "…그러나 다음 리뷰가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마왕과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빌트군님은

    이어지는 산부인과 드립에서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한마디로 KO시키네요. 무서워....!
  • oooo 2014/01/19 17:34 # 삭제 답글

    이야... 이게 또 이렇게 갈 수도 있네요.. 참 이걸 생각하는 머리하고는.......
  • 신선꽃 2014/01/19 17:57 # 삭제 답글

    역시 빌트님 이번엔 걍 통편집하실거라 예상했......
  • 전뇌조 2014/01/19 18:42 # 답글

    뭐랄까 혼다가 말하는 장면에서, 중국의 그 여자 버스기사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건 그거고, 혼다는 이와시타의 속을 어느정도는 간파하고 있었던 모양이죠...저런 걸 보여주겠다고 하니...
  • Althea 2014/01/19 19:22 # 답글

    ....스쿨데이즈를 예고하더니 본편마저...
  • 아인베르츠 2014/01/19 19:22 # 답글

    3일만에 진도를 뺴다니...

    에로게냐?
  • Sakiel 2014/01/19 21:54 # 답글

    아 무 것 도 없 잖 아 요
  • Blind 2014/01/20 10:12 # 삭제 답글

    저 '통편집'이 괜히 상상력을 자극하네요 어우 소름 돋아
  • 검은장식총 2014/01/20 22:51 # 답글

    앙대 앙대! 이럴순없엉!
  • 슈에이 2014/01/31 00:37 # 삭제 답글

    히..히이이기이기?!
    부모님 직업이랑 본인이리ㅏㅇ은 관계없잖암낭란ㅇ란ㅇㄻㄴㅇㄻㄹ
    그러고보니 전편에서는 괴담들이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대~!! 그랬대~!' 수준이었는데,
    애퍼시는 거의 싸그리 경험담(자백) 이군요;;;
  • 검열삭제 2014/05/11 18:30 # 삭제 답글

    엔하에서 봤는데
    이건진짜 리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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