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리뷰 37편- 후쿠자와 [사랑과 우정 사이] 애퍼시 학무



후쿠자와 [사랑과 우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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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게임을 좋아하는 걸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 이 미친 게임이 너무너무 싫습니다.
미스터리 특공대 리뷰가 반응이 좋아서 호러나 미스터리에 계속 태클거는 컨셉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었는데
리뷰하기 좋았던 게 이 게임이었기 때문에 시작한 거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주의:
1. 이 게임은 다른 캐릭터가 말하는 걸 주인공이 듣는 형식이므로, 그 다른 캐릭터의 말은 회색칸에 적겠습니다.
내용은 전부 번역하면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이야기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편집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이 글은 웃자고 쓴 의도가 강하므로, 무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다만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3. 리뷰를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로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번 이야기는 월드 해피 앤 피스 컴패니 이야기를 듣다가 중간에 다른 얘기를 해달라고 하면 나옵니다.

(전략)
주변에 종교에 빠진 사람 있어?

1. 실은 있다. ㅇ
2. 그런 사람은 없다.
3. 종교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응? 종교 이야기 그만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라고?
보채지 마. 이제부터 무서워진다니까.



아 알았다.
종교 이야기가 싫은거구나.
있어 그런 사람.
종교 관련은 뭐든 안 되는 사람.
일본인은 무신론자가 많아서 그런가 종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꽤 많아.
사카가미도 그런 타입이구나.



아아 이거 괜찮은 얘긴데.
비장의 이야기였다고. 이걸 안 듣다니 아깝다.


토 나오는 추잡스런 얘기였잖아.




뭐 괜찮아. 싫다는데 어떡해.
다른 이야기도 있고.
무서운 이야기는 잔뜩 알고 있다고.
내가 맘만 먹으면 나 혼자서 7대 불가사의도 완성시킬 수도 있어.


후쿠자와 혼자 7대 불가사의를 만들면 사람들이 신문지만 봐도 토할 것 같다.


....그래. 그 이야기를 해볼까.
어느 여학생 이야기야.

몇 년 전 일인데 야마데라라는 학생이 있었어.
꽤 예쁘고 밝고 활발하고 교우 관계도 넓었대.
딱 나같은 느낌? 아하하하하...


구라까지 마!


너 너네 반에서 왕따였다며.



그녀에겐 타나카라는 굉장히 친한 친구가 있었어.
어느 정도로 친하냐면 서로 도시락을 바꿔먹을 정도로.
어지간히 친하지 않는 이상 그런 건 안 하잖아?
사카가미 군은 해본 적 있을려나. 도시락 교환.
나는 거의 안 했어.

"아~그 계란말이 맛있어보인다?"

"하나 줄게. 그럼 그 닭튀김 나 줄래?"

그런 식으로 매일 야마데라와 타나카는 사이가 좋았어.

쉬는 시간에는 거의 항상 같이 있고
화장실도 같이 가고
방과 후에는 나란히 돌아가고
휴일엔 꾸미고 서로 놀러가고
두 사람이 사이가 좋은 건 반 애들이 다 알고 있었어.
싸움은 커녕 작은 말다툼 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대.

학교 생활은 말이야 친구를 얼마나 만드는 게 중요하잖아.
나도 될 수 있으면 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거기서 죽마고우까지 되려면 더 노력해야 되지만.

그런데 야마데라와 타나카 이 둘은 서로 뭐든지 이해하고
싫어하는 건 전혀 없는 그런 사이일까?
아하하. 그럴 리가 없지.



아무리 친구라도 이건 이해 못하겠다거나 싫다거나 그런 건 있는 법이야.
예를들면 내 친구 말인데 트로트가 좋다는 거야.
이해가 안 돼 트로트라니


트로트가 뭐가 어때서.


네가 트로트의 심오한 세계에 대해서 알기나 하냐?



가사는 촌스럽고 멜로디는 전부 똑같잖아.
우리 나이에 트로트가 좋다니. 그런 애 별로 없잖아.
그래서 노래방 가도 혼자 붕 뜨고.
요즘 이 신인 트로트 가수가 잘나간다든가 그런 얘길 하는데
아무리 잘나가봐야 트로트 가수는 트로트잖아.
그런데 흥미를 가지는 걸 이해할 수가 없어.


닥쳐!! 트로트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마!!


그래도 난 그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아.
항상 "헤에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대해
이게 제대로된 인맥 만들기라는 거야.

.....이야기로 돌아갈게.

그거랑 마찬가지로 야마데라도 타나카의 관심분야 중
도무지 이해 못하는 게 하나 있었어.
뭐 같아?

호러 영화야.



그건 진짜 이해 못하겠다.


사카가미 넌 이런 기획의 책임자니까 호러 좋아하겠지.
응? 아니라고? 흐음....

호러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둠을 끄집어내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장르야.
왜 이런 걸 만드나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만 있으면 재미없잖아.
무서운 것 잔혹한 것에 인간은 어떻게든 끌리게 되어있어.
그러니까 신문부도 7대 불가사의 특집을 기획한 거 아닐까?

그런 이유로 타나카도 호러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겼어.
일주일에 한 번은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이것저것 빌려가지곤
어쩔 때는 밤새서 봤어.
스플래터 영화가 특히 마음에 든 모양이야.
물론 신작 영화가 나오면 바로 보러 갔어.

야마데라도 매번 같이 끌려갔어.



"이 좀비 영화 특수 분장이 되게 리얼하대. 재밌겠다!"

"와. 최근 기술은 굉장하다."

타나카가 기뻐서 얘기하면 야마데라는 적당히 받아쳤어.
하지만 야마데라는 실은 호러가 너무너무 싫었던 거야.
영화 상영 중에도 타나카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보고있는 옆에서
식은땀을 후두둑 흘리고 있었어.

하지만 타나카 기분을 상하게 하고싶진 않아서 자는 척도 할 수 없었어.

"호러 이야기 좀 그만할래? 이제부터 영화 볼 때도 혼자 가!"

몇 번을 그 말을 하려고 했는지 몰라.
하지만 친구라서 말할 수 없었어.
분위기가 틀어질 거 아냐.


이런 친구 정말 싫다.


그렇게 될 바엔 내가 참는 게 낫겠다하고 생각했어.
우정이 가장 중요한 걸.
그리고 타나카는 야마데라가 정말로 무서워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
그거야 그렇겠지. 지금까지 뭐라고 한 적이 없으니까.

뭐 겉과 속은 이렇게 달랐지만 야마데라와 타나카의 일상은 문제가 없었어.
타나카는 호러 빼고는 여자애 다운 취향이었고
야마데라도 그런 건 좋아했거든.
하지만 어느 날 그 미묘한 밸런스가 무너지는 사건이 벌어졌어.

"아 짜증나!"

야마데라는 짜증내면서 방과후 복도를 걷고 있었어.
그녀는 마음에 드는 머리핀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알지도 못하는 남자애가 밟아서 박살을 내버린 거야.
그것도 산지 얼마 안 된 머리핀이었어.
악세사리는 말이야 실제로 몸에 붙이고 다니는 것 뿐만 아니라
손으로 들고 보기만 해도 좋은 거야.
남자 애들은 모를 거야.

야마데라는 그때 복도에서 손에 들고 머리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재수 없게도 누가 그걸 뽀각하고 밟아서...
물론 항의는 해봤지만 그 남학생은

"갑자기 눈 앞에 떨어뜨린 네 잘못이지. 불가항력이야."

라고 말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어.
야마데라는 화가나서 견딜 수 없었지만 남자 상대로 싸워서 이길리가 없잖아.
변상도 못 받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어.
사카가미 군은 이해 못하겠단 표정인데 악세사리는 여자애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거야.
다시 사면 되잖아 하는 생각을 가지면 안 돼.

"아 진짜 오늘 재수 옴 붙었네."

그렇게 투덜투덜 욕을 하는 야마데라 뒤에서 소리가 들렸어.



"야마데라~"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타나카를 보고 기분나쁜 얼굴 그대로 야마데라는 돌아섰어.

"내일 토요일이잖아.
또 신작 호러 영화가 나온대. 같이가지 않을래?"

타나카는 평소처럼 악의없이 밝은 얼굴로 제안했어.
알고 있었으면 위로부터 해줬겠지만
그녀는 다른 곳에 있다 와서 야마데라의 머리핀이 망가졌단 사실은 몰랐어.
그때 야마데라의 마음 속은 시커멓게 타올랐어.
내가 이렇게 화가 나는데 뭐 이런 눈치 없는 애가 다 있어.
야마데라는 마침내 참을 수가 없게 돼서....
그래서 처음으로 큰 소리로 화를 냈어.



"작작 좀 해!"




"응....? 왜 그래?"

"왜 눈치를 못 채는 거야?! 난 호러 같은 거 정말 싫다고!
유령도 좀비도 살인귀도 더이상 보고싶지 않아!



와. 내가 정말 하고싶던 말이다.


나도 이런 또라이들 더 보고 싶지 않아.

"그런데 너는 항상 항상 아무렇지 않게 피 튀기는 게 어쩌고
비명이 어쩌고!
애초에 우리들 여고생이라고? 그런 이상한 취미는 그만두는 게 어때?
이제 내 앞에서 호러 이야기 하지 마!"

지금까지 묵혀둔 감정을 한 번에 폭발시켰어.
타나카가 하는 호러 이야기를 얼마나 참고 들어줬는지,
좀비 영화를 보고 있을 때 얼마나 기분이 더러웠는지
몇 번이나 밤에 잠을 못잤는지 그야말로 폭풍처럼 욕을 쏟아부었어.
왜 눈치 못챘냐고 화내는 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거 말 안 하면 누가 알아.

.....말하고 싶은 걸 전부 말한 야마데라는
식식 숨을 내쉬며 친구의 눈을 봤어.



"....미안."

타나카는 멍한 얼굴로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어.
자신의 취미를 정면으로 부정당해서 쇼크였을 거야.
호러를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정말로 싫다고
욕을 먹었잖아.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이해 돼.

"흥!"

아직 화가 잦아들지 않은 야마데라는 그대로 타나카와 헤어졌어.
야마데라도 다음 날엔 진정이 됐지만 얼마간은 어색해서 말도 섞지 못했어.
아침 교실에서 타나카와 만났을 거 아냐.
그런데 인사도 못하게 됐어.
눈을 피하게 되고 말이 안 나왔어.
타나카도 타나카 대로 한 마디도 안 해.
도시락을 같이 먹는 것도 무리.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 그녀들 사이에 생긴 것 같아서
반 친구들은 정말 놀랐어.
그 정도로 사이가 좋았던 친구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하고.
며칠이 지나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야마데라는 했지만
화해할 타이밍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어.

사카가미 군도 친구랑 싸움한 경험이 있겠지.
물론 나도 있어.
아주 조금만 이야기하면 되는데 말을 걸 수가 없어.
저쪽에서 먼저 이야기해오면 편하겠지만 생각한 대로 일이 잘 안 돼서.
그래서 야마데라는 남자친구 키시타니에게 상담했어.
응.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었어.

처음에 말했지. 나처럼 예쁘고 교우관계도 넓다고.
키시타니 군은 상급생이고 미인인 야마데라와 잘 맞는 꽤 괜찮은 남자였어.

"저기 타나카하고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야마데라가 모든 걸 털어놓자 키시타니는 깊게 고민하더니
간단히 충고했어.

"용기를 가지고 말해봐. 그러면 돼."

그걸 듣고 야마데라는 역시 그렇구나하고 생각했어.
난폭한 말을 했을 대는, 그걸 수습하는 말도 스스로 해야하는 거지.
야마데라는 그제서야 결심했어.
야마데라는 학교에 가자마자 바로 타나카에게 갔어.

"저번엔 내가 너무 심했어 미안."



"응"

타나카는 대충 답변했어.
웃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난 얼굴도 아니라 야마데라는
안심하고 말을 계속했어.

"그때는 기분이 안 좋아서 그만 심한 말을...
정말 미안. 그렇지만 이제 다 잊자. 응?"

"응"

타나카는 또 대충 답변했어.
그리고 야마데라는 중요한 걸 마지막에 첨언했어.

"미안하지만 호러가 싫다는 건 사실이이야. 정말로 싫어.
이제부터 영화 같이보러 가잔 말은 하지 말아줄래?
다른 거라면 괜찮아."



그런 얘기는 사과 끝나고 기분 다 풀리면 하는 게 낫지 않나.


사과를 그딴 식으로 하면 누가 받아들이냐.



"응. 안 할게."

그 대답에 야마데라는 가슴을 쓸어내렸어.
두 사람의 대화를 보고 있던 반 친구들도 이걸로 다 끝난줄 알고 안심했고.

....응? 대체 언제 무슨 얘기가 되냐고?
후후 진짜는 이제부터야.
계속 들어봐.

타나카와 화해하고 마음이 편해진 다음 날. 야마데라는 같은 반 위원 남자애...
사이토 군과 함께 도서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어.
야마데라는 붙임성 있는 성격이라 사이토 군하고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면서 작업하고 있었어.

"저기 이번 수학 시험 점수 어때?"

"80점. 90은 나올 줄 알았는데 쇼크였어."

"잘 봤네 무슨. 난 60점이었는데?"

"뭐 열심히 해."

야마데라와 사이토는 서로 웃으면서 즐겁게 작업했어.
옆에서 보면 서로 사귀는 거라고 오해할 정도로 화기애해하게.

"야."

그때 키시타니가 나왔어.

"아 안녕."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야마데라....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어.
키시타니가 굉장히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키시타니...?"

그러자 키시타니는 관자놀이에 정맥을 부풀리고는
야마데라에게 다가왔어.

"이 새끼 누구야?"

"응? 같은 반 위원인데."

"그것 뿐만이 아닐 텐데? 지금 기분 좋아보이던데?
나랑 있을 때보다!"

"그럴 수가.... 그럴 리가... 없잖아..."

상상하지도 못한 걸로 화를 내니까
야마데라는 움츠러 들 수 밖에 없었어.
사이토 군은 이유도 모른채로 벌벌 떨고 있고

양쪽 다 태도가 확실하지 않으니까 키시타니 군은 더 화가 났어.

"뭐야 그 표정은! 혹시 내가 질려서 새로운 남자를 찾아다니는 건 아니겠지?"


이제보니 남친이 미친 새끼다.


"자...잠깐 그런 거 아냐."

"알겠어? 나 이외의 남자랑 친하게 지내면 절대 용서 못해! 알았냐!"

반론은 일절 듣지 않고 키시타니 군은 갑자기 그 자리를 떠났어.

"키시타니 군.... 어째서..."

야마데라는 펑펑 울 것만 같았어.

키시타니 군에겐 결정적인 결점이 있었던 거야.
질투가 심했던 거지.
다른 남자랑 있는 건 절대 용서 못하는.
가~끔 있어 이런 짜증나는 성격의 소유자가.
믿지 못하겠지만 저런 인간들도 있어.

사카가미도 여자친구를 만들 때는 그렇게 질투 깊은 사람하곤 절대 사귀지 마.





이와시타 : .......뭐라고?


야마데라는 그것 때문에 고민이 됐어.
다른 남자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곤 하지만...
말이 돼 그게? 반 친구들하고도 지내야 되고.
남자들이 말 걸어올 때마다 차갑게 무시하면 기분나쁜 여자라고 오해받을 것 아냐.
하지만 키시타니 군을 더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되는지 계속 고민했어.
그래서 납득해줄 때까지 대화해보기로 했어.
나같으면 남친이 그런 성격이란 걸 알자마자 바로 이별을 검토했겠지만.

그리고 다음 날 방과후 야마데라는 타나카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어.
상대는 상급생에 남자잖아.
약한 여자애가 혼자 정면에서 얘기하기엔 무섭잖아.
하지만 둘이 같이가면 어떻게 설득이 될지도 모르고.
그 자체는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해.

화해도 했고 분명 다나카는 힘이 되어줄 거야.
그렇게 낙관했어.

"저기 타나카 남친 때문에 상담이 있는데 들어줄래?"

야마데라는 가볍게 상담을 청했어.
타나카라면 바로 상담에 응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얘긴 듣고싶지 않아."

타나카 입에서 나온 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거였어.

"응....? 타나카...?"

"그런 얘긴 듣고싶지 않아."

반복해서 말한 타나카는 마치 인형같은 표정이었어.

"아...저기.. 진짜 힘들어.
나 혼자선 해결이 안 돼. 남친이..."

"네 남친 이야기에 흥미 없어."

그렇게 말하고 타나카는 사라졌어.
야마데라는 너무 의외라 놀라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
저게 정말 타나카인지 믿을 수가 없어서 머리가 어지러웠어.
발 밑이 빠지는 듯한 감각이 몸을 덮쳤어.


얘는 또 왜 이래.


"야이 시발년아!"

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심장을 쥐어 짜는 듯한 무서운 소리가 들렸어.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입술 끝을 불쾌하다는 듯 구부린
키시타니가 점점 다가왔어.

"왜...왜 그래 키시타니?"

"뭐긴 뭐야. 얼마 전 그 새끼랑 또 얘기했지?!"

"에...그게..."

확실히 점심시간에 야마데라는 사이토랑 이야기했어.
사이토 군이 손수건을 떨어뜨렸길래 주워서 주고 어쩌다보니 조금 얘기한...
정도지만.

조금 정도는 괜찮겠지한게 실수였어.
실은 키시타니는 쉬는 시간마다 야마데라를 감시하고 있었던 거야.




상상 이상의 또라이였다.


왜 남친을 만나도 저딴 새끼를 만났을까.

"바람필 생각이지? 그렇군. 실은 연상이 아니라 동갑이 좋았던 거였어."

"이...이제 그만해. 바람 필 이유가 없잖아."

결국 울음을 터뜨린 야마데라였지만 키시타니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어.

"울어도 소용없어! 난 이런 식으로 논점을 흐리는 여자가 제일 싫어!"

그렇게 욕을 퍼붓고는 두 번 다시 그놈이랑 얘기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키시타니는 가버렸어.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 야마데라는 공포심을 느꼈어.
얼마전까진 그렇게 상냥하더니....
뭐 남녀의 사랑만큼 복잡한 건 없으니까.
특히 질투의 불꽃이란 건 한 번 불타면 그렇게 간단히 꺼지지 않아.
어지간한 호러보다 훨씬 무서워.

그래서 야마데라가 어떻게 했냐면 다음 날 다시 타나카에게 부탁했어.
역시 혼자서는 키시타니 군이랑 말이 통할 것 같지도 않고.


남친 상태를 보아하니 둘이서 해도 안 통할 것 같습니다만


친구들은 그 외에도 있었지만 이런 건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거든.

"타나카. 저기 남친 때문에 상담을..."



"그런 얘긴 듣고싶지 않아."

그녀의 눈은 여전히 어제처럼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어.




이 년도 짜증나!!


역시 이 학교 놈들은 안 되겠어!
이 학교에서 친구를 사귄다는 것 자체가 무리야!!

이런 거 타나카가 아냐! 마음 속으로 외쳐봤지만 이건 꿈이 아냐.
틀림없는 현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어.
야마데라는 울면서 타나카에게 다시 말을 걸었어.
남자친구 이전에 우정의 위기잖아.

"왜 그래? 우리들 친구잖아. 진짜 힘들다고 도와줘!"



"남자친구 얘긴 듣고싶지 않아."

"부탁해!"

"듣고싶지 않아."

벽이랑 얘기한다는 게 딱이런 거겠지.
뭘 말해도 전혀 듣지 않았어.


야마데라는 그제서야 눈치챘어. 아 그때 일 아직도 용서한 게 아니구나 하는 걸.
호러 좋아하는 걸 욕했다고 타나카는 계속....
원망하고 있었구나 하는 걸.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참 오래도 간다.


"그렇게 그 때 이야기가 마음에 걸려?"



"그것 때문만이 아냐. 네가 신나게 얘기하는 남자친구 이야기.
내가 얼마나 싫어하면서 들어줬는지 알아?
모르지? 데이트 이야기를 네가 할 대마다 내가 얼마나 비참한 기분이었는지."

그래. 타나카는 남자 친구가 없었어.
야마데라처럼 미인이었던 것도 아니고 남자랑 연은 별로 없는 애였어.
내심 야마데라를 질투하고 있었나 봐.





"네 자랑 이야기. 진짜 듣기 싫어.
남자친구가 길가다 스카우트를 당했네, 그런데 여자친구랑 같이 있는 게 더 좋다고 말해서
너무 기뻤다느니 그런 걸 좔좔좔..."

야마데라는 타나카가 호러 이야기를 신나서 말하는 것처럼
이전부터 키시타니 이야기를 신나게 해왔던 거야.

타나카도 질리는 게 당연해.
남자친구도 없는데 상대가 맨날 자랑을 해대니까.
그리고 타나카의 그런 비참한 기분을 야마데라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아 솔로였구나.


하긴 그런 얘기 계속 들으면 견디기 힘들지.


"미안! 사과할게. 호려 영화도 같이 보러갈게! 그러니까 도와줘! 용서해줘!"

야마데라는 필사적으로 부탁했어.
하지만.



"이미 늦었어."

그걸 말하고 타나카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
절망한 기분으로 야마데라는 하루하루를 보냈어.

"어떡하지... 이대로는..."

고민하고 고민한 야마데라.
나는 자업자득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자친구의 선택 기준이나 남자친구를 대하는 법 전부.

사카가미는 어떻게 생각해?

1. 불쌍하다.
2. 자업자득
3. 모르겠다.


이 학교에 들어와서 친구를 사귀려고 한 것 자체가 자업자득이다.


2번.

역시 사카가미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키시타니랑 헤어지기로 결심했지.
좀 늦은 결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라면 그런 남자 바로 차버릴 텐데.

그리고 야마데라는 키시타니를 불러냈어.

"뭐야 이런데로 불러내고."

"나..이제 너랑 더는 사귈 수 없어."

"뭐라고?"

"이제 견딜 수 없어. 다른 남자랑 얘기하지 말라니.
그게 말이 돼?
내가 네 인형이야? 그렇게 속박당하고 살고싶지 않아.
그러니까 헤어질 거야."

"이...이...."

"안녕."

이제 더는 말 안할 생각으로 그녀는 키시타니 군에게 등을 돌렸어.

"그렇군. 역시 나 말고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 건가."

이 인간은 대체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야마데라는 반론하는 것도 바보같아져서 무시하기로 했어.

그런데 그때 뒤돌아보지 않은 게 그녀의 목숨을 좌우했어.

"....다른 놈들한테 넘겨줄 바에는!!"

그 말과 함께 푹하는 소리가 등에서 들렸어.
뒤를 돌아보니 사람이 바뀐 듯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키시타니의 모습이...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네!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면 어떡해?!

"으억...."

"배신자는 죽여주마!!"

"그...그만...."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면서 도망치려고 하는 야마데라였지만 도망치는 건 무리였어.

"....어?"

그때 야마데라는 학교에 있는 사람을 보았어.
누군가가 있어! 얼마 남지 않은 힘을 짜네 그녀는 외쳤어.

"사...살려줘....!"

그렇지만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고 말았어.



떨리는 시야 속에 보이는 것. 그건 비디오 카메라였어.
입가에 기분나쁜 미소를 띄우며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하는 악마같은 얼굴의 누군가가...



역시 나루카미 학원. 전교생이 단단히 미쳤어.




그리고 얼마 안가 야마데라는 시체로 발견됐어.
굉장히 괴로운, 절망에 가득찬 얼굴로 죽었대.
참고로 키시타니는 행방불명 됐어.


이 학교 행불자가 너무 많다.


뭔 에피소드 마다 최소 1명 이상 행불자가 나와.

이 사건은 야마데라의 반에 큰 충격을 줬어.
야마데라가 뭔가 문제가 있던 건 다들 알았지만 설마 살인으로 발전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


그렇게 그나마 정상인에 가까웠던 학생 하나가 또 죽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명 타나카는 슬픈 표정 하나 짓지 않았고
오히려 장래식 때 웃는 걸 본 사람들이 있대.

타나카는 그 정도로 친구였던 야마데라를 원망했던 거야.


독한 년이다. 대체 얼마나 맺힌 거냐.




야마데라가 죽기 직전에 본 비디오 카메라를 든 인물....
그건 아마 타나카가 아닐까.

그보다 그 외에는 생각할 수 없잖아.




그거 너였냐.


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그딴 미친 짓을...
내 정신머리론 이 게임의 또라이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허 참....


실은 야마데라가 죽는 장면이 찍힌 비디오. 지금도 이 학교 어딘가에 있다고 해.
지금 이 이야기만 들어선 별로 실감이 안 되잖아.
하지만 그 비디오를 보면 얼마나 야마데라가 괴로워 했는지
키시타니가 광기에 미쳤는지 똑똑히 알 수 있을 거야.

저기 사카가미. 다음은 그 비디오를 찾는 기획을 해보면 어때?
그거야말로 최고의 호러 아닐까?
그 비디오를 보면 야마데라의 저주가 걸려서 본 사람도 죽는다는 소문도 있지만




사다코가 된 야마데라.


역시 요괴,귀신 취업 전문 나루카미 학원.
진로 하나는 확실하게 책임진다.



나로서는 사카가미가 기자 혼을 발휘해서 비디오를 찾아줬으면 좋겠어.
보고 죽으라고 이러는 건 아니야? 꺄하하하...
그럼 내 이야기는 끝이야. 다음 분 부탁해요.


결론


호러 영화를 너무 보면 또라이가 되니 적당히 봅시다.





어떻게 남친이고 절친이고 저따위인지....
하긴 뭐 이 학교에서 정상인을 찾아서 친구를 삼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하죠.
그런 의미에서 럭비부 애들은 정말 기적 같은 존재로군요.
걔들은 그런 친구를 만날 운으로 로또를 샀으면 평생 먹고 살 수 있었을 텐데...


덧글

  • DECRO 2014/01/09 12:59 # 답글

    나도 여기 나왔으면 취직처가 바뀌었을지도.
  • Kael君 2014/01/09 13:10 # 답글

    이 학교에서 빛나는 단 한가지, 럭비부
  • Ladcin 2014/01/09 13:12 # 답글

    럭비부만이 희망이다
  • giantroot 2014/01/09 13:14 # 삭제 답글

    설마 토키타는 야마데라의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고 영화를 찍은거 아니였을까라는 무리수 추측을 (...)
  • 빌트군 2014/01/09 13:19 #

    걔는 필름으로 찍었습니다.
  • giantroot 2014/01/09 13:21 # 삭제

    아아 그렇죠. 깜빡 착각을....
  • 160 2014/01/09 14:18 # 삭제 답글

    나루가미 학원 진짜 와 진짜 이게 뭐야
  • LONG10 2014/01/09 14:31 # 답글

    호러 영화가 뭐가 어때서요 궁시렁궁시렁.

    그럼 이만......
  • oooo 2014/01/09 15:14 # 삭제 답글

    온갖 막장 시나리오의 집합체 나루가미학원..
  • ㅇㅇ 2014/01/09 15:20 # 삭제 답글

    인복없음의_달인.txt
  • .......... 2014/01/09 15:47 # 삭제 답글

    ..............이렇게 학교를 부수어 버리고 싶기는 처음이다........
    저런 싸이코 자식들....
  • 바하무트 2014/01/09 16:41 # 삭제 답글

    그런데 애초에 스플래터 영화는 미성년자가 볼 수 없을텐데?!
    역시 치바의 치안은 엉망인가!
  • 아튼테이터 2014/01/09 17:04 # 답글

    무슨 소리를 빌트님... 그 친구 만날 운을 로또에 쓰면 즉시 싸이코나 유령에게 살인 혹은 납치 혹은 신체개조 혹은 기타등등을 당하지 않습니까!
  • 사실은 2014/01/09 20:39 # 삭제 답글

    나루카미 학원은 사실 학교가 아니라 수용소 였던 겁니다. 아니면 교직원이고 학생들이고 다 미칠 수 없어요
  • 선풍기 2014/01/09 21:46 # 삭제 답글

    이 학교에 다니는 남친들은 콘노도 그렇고 왜 이따위죠?
  • 배길수 2014/01/09 22:10 # 답글

    [왜 이런 걸 만드나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만 있으면 재미없잖아.]

    그래서 후쿠자와는 드러운 이야기에 집착하는 건가... 이번엔 평범하게 정신나간 것들의 이야기였지만요.
  • ㅇㅇ 2014/01/11 18:37 # 삭제

    그러고보니 이 이야기는 왠지 이와시타가 할 분위기의 이야기네요
  • . 2014/01/10 08:49 # 삭제 답글

    평범해 보였던 캐릭터들이 한번 삐끗하니 첩첩산중으로 싸이코가 되는군요.
  • 초고교급의 절망 2014/01/10 15:55 # 삭제 답글

    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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