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리뷰 25편- 후쿠자와 [당신은 행복한가요? 2] 애퍼시 학무



후쿠자와 [당신은 행복한가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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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해보니까 이 리뷰 일주일 정도 만에 소설책 한권 분량은 족히 넘어선 것 같군요.
잉여력이 하늘을 찌른다 진짜...

뭐 조만간 바빠서 못 올릴 것 같습니다만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죠 뭐.



주의:
1. 이 게임은 다른 캐릭터가 말하는 걸 주인공이 듣는 형식이므로, 그 다른 캐릭터의 말은 회색칸에 적겠습니다.
내용은 죄다 번역하면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이야기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편집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이 글은 웃자고 쓴 의도가 강하므로, 무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다만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3. 리뷰를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로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결과가 눈에 보이니까 다들 신났어.
꺄꺄 하면서 마나미 주변으로 모여들더라.

"나도 그 샴푸 쓸래!"

"부탁해!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핥게해줘!!"


핥게해줘는 또 뭐냐.


기분나쁘다면서 가까이 가지도 않던 여자애들까지 앞다퉈서 달려들었어.

"안~돼. 이건 내 샴푸거든."

"이제와서 늦었어. 너희들 우리 이상한 눈으로 봐놓고 이제와서 뭐야?"

그런데 샴푸 교실에 갔던 여자애들이 마나미를 감싸고 다른 애들이 접근 못하게 막았어.
다들 다 자기 생각만 해.
샴푸 교실에 갔던 애들도 기분나빠하던 애들도.
다 그게 그거야.

"뭐? 그러지 말고 나도 쓰고싶어"

모두가 소란을 피우자 마나미가 씨익 웃었어.

"그럼 너희도 이번 일요일에 샴푸 교실에 가자."

그러니까 아주 난리가 났어.
함성을 지르더라고. 여자애들은 이럴 때는 주변 시선 신경 안 쓰거든.
기쁠 때는 기쁘다고 말해야 돼.
왜냐면 그래야 남자들이 솔직하고 귀엽다고 생각하거든.

"해냈다! 럭키!!"

"고마워 마나미!"



신기하게 남자 애들은 차가운 눈으로 봤어.
남자애들은 이런 거 흥미 없더라.
시내에 가면 멋부리는 남자들 많은데 말이야.
우리 학교엔 없더라고 그런 사람.



사카가미 군도 좀 더 가꿔보면 어때?
그럼 더 인기있을 걸.
이 학교, 외모 레벨 낮으니까.
꺄하하하하하




사카가미는 지금보다 더 인기있어지면 이분 손에 죽을 거야 아마...


그래서 말이야 월요일에는
여자 애들은 전부 그 샴푸를 들고 있더라고.
우리 반에서는 샴푸 교실에 안 간게 남자 애들 말고는
나랑 노자와 밖에 없었어.



노자와는 우리 반의 수재야.
다른 애들이랑은 뭐 일상적인 말 밖에 안 하지만 나쁜 애는 아냐
학원도 다니고.
집에서 잔소리가 심하다.
거기다 화장도 안하는 애였어.
조금만 더 신경쓰면 예뻐질 텐데 전혀 신경을 안 써서
눈에 안 띄는 애 있잖아.
핑크 테 안경을 쓰고 머리는 뒤로 묶고 차가운 느낌.
하지만 안경을 벗고 환하게 웃으면 변신한 것처럼 달라보이는 애.
노자와가 딱 그런 느낌이었어.

일요일도 학원에 다녀서 갈 수가 없었대.
그렇게 흥미도 없는 것 같고 다른 애들이랑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었고.

그리고 다들 샴푸 교실에 가기로 한 일주일 뒤.
나는 사실 갈 예정이었어.
당연하잖아.
다들 예뻐지는데.
사카가미 군도 보면 놀랄 거야.
관심 없는 여자 애가 이상한 거야.

그래서 나도....

하지만 감기에 걸려버렸어.
열이 40도는 나서.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침대 속에서 끙끙 거렸다니까.
그래서 못 갔어.
나도 참 재수없는 여자 같아.
다른 애들이 부러웠어.

다음 날 월요일 아침엔 다들 합창을 하고 있었어.

"라라라~
오늘이란 날에~ 감사하고~
활기차게~ 걸읍시다~
언제라도~ 태양이~"

그대는 진짜 부러워하면서 보고 있었어.
왠지 나만 소외된 것 같은 느낌이라.
하지만 그런 집단엔 왠지 끼어들기 힘든 분위기가 있잖아.
이상한 연대감 같은 게 있잖아.
운명 공동체라고 하나 그런 걸?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가 있잖아.


안 그래도 미친 학교가 더 미쳐가고 있어.


"후쿠자와 넌 안 불러?"

라고 말하고 우리 반 남자 애가 놀렸어.
왠지 나 고립된 것 같아.
얘기할 수 있는 건 노자와 정도 밖에 없는데.
걔하고는 별로 말도 안 통하고.
남자 애들은 다 바보라서 맘에 안들고.

아 사카가미 군도 바보라는 건 아냐. 우리 반 남자애들 말이야.



"레이코짱."

내가 교실 구석에서 멍하니 있으니까
마나미짱이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어.

"레이코 짱도 같이 노래하자."

마나미짱이 그렇게 말했지만
그래도 좀.....
왜냐면 다른 여자애들이 날 노려보고 있었거든.
나는 왕따당하는 기분이었어.
그 전까진 사이 좋았던 애들이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게 됐는걸.
아무리 마나미짱이 같이 하자고 해도 난 거기 끼어들 용기가 없었어.

왜냐면 다들 샴푸 이야기를 하고 각자 자기 샴푸를 들고 있는걸.
그리고 킥킥 웃으면서 그 샴푸를 얼굴에 바르고 마시고 있는걸.
잘 생각해보면 기분나쁘잖아 역시.

다들 이상해. 맛 없을 거 아냐.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래서 말이야 또 3일 정도 지나니까
이제는 우리 반 여자애들이 전부 예뻐졌어.
뭐랄까 TV에 나오는 트랜디 학원 드라마 같이 돼버렸어.


보통 학교는 예쁜 애들은 반에 한 두 명 정도고
나머지는 그냥 도토리 키재기잖아.
보통 수준의 애들만 있는데.
못생긴 애들도 많잖아.
그게 현실이야.

그런데 다 미소녀만 있어.
TV에 나오는 학교 드라마에는 다 예쁜 애들만 있잖아?
못생긴 애들은 일부러 캐스팅한 느낌이 나잖아.
이건 TV 이상이었어.


갑자기 모에의 세계가 현실화 됐다.


나는 말이야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어.
나름대로 귀엽단 소리 듣고 러브레터도 몇 번은 받았다고.
적어도 보통 이상은 된다고 생각해.




거짓말 하지 마!! 저 샴푸가 제일 시급한 건 너야!!


그런데....우리 반에 있으면 격이 팍 떨어져.
왠지 내가 별 거 아닌 존재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니까.
반대로 지금까진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남자들이 갑자기 팍 짜그라들기 시작했어.
다들 부끄러워 하는 거야.



왜냐고. 미소녀들만 있다고. 미소녀들만.
거기다 다들 성격도 좋고 밝고 여자인 내가 봐도 사귀고 싶은 여자애들만 있다고.
거기다 그런 애들이 갑자기 남자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기 시작하는 거야.
난 너무 놀랐어.
그 전까진 남자들은 바보라고 말하던 쿄코나 나오에 같은 애까지
남자에 눈뜨기 시작했어.
굉장했어. 여자애들이 먼저 들이대는 거야.
남자 애들은 전부 코피 빵이야. 코피 빵.


저 반 남학생들이 매우 부럽다.


남자는 바보니까. 바로 걸려들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니까 우리 반은 커플 천지가 됐어.
그런데 남자가 더 많거든 우리 반.
남겨진 애들이 너무 불쌍했어.




저 마당에도 안 될 놈은 안 되는구나.


그리고는 말이야. 그렇게 남은 남자애들한테 권유를 해.
샴푸 교실로 오라고.
샴푸 교실에 오면 예쁜 애들 많으니까 한 번 같이 가자고 권유해

물론 커플이 된 애들은 사이좋게 둘이서 가.


진짜 이 사이비 종교 포교 전략 쩌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가면 세계 정복도 가능할 것 같아.

어쩌다보니 우리 반에서는 나랑 노자와만 빼고 전부 샴푸 교실로 가버렸어.
이젠 완전히 소외되어 버렸어.

이렇게 되면 오히려 오기로 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솔로라서 한이 맺힌 후쿠자와


권유 받으면 가겠지만 이젠 저쪽에서 아무도 같이 가자고 말을 안 걸더라고.
마나미 짱도 나를 잊어버린 것 같아.
남자 애들이랑 여자 애들이랑 염장부리면서 다 함께 합창이나 하고 있어.
그 노래를 부르는 거야.


마리에 선생님 반과 자웅을 겨루는 미친 반이 됐다.




나는 쉬는 시간엔 우리 교실에 있는 게 너무 힘들어졌어.
같이 놀 애들도 없잖아.
별 수 없으니까 그냥 돌아다녔어.
신기한 건 다른 반 애들에 대한 태도야.

마나미 짱은 우리 반 애들한테는 포교하면서
다른 반 애들한테는 절대 포교 안 한대.
샴푸도 샴푸 교실 얘기도 절대 안 한대.
마나미가 하지 말라는 건지
다른 애들도 다른 반에 가선 얘기 안 한대.
그러니까 우리 반 교실에서만 난리일 뿐이야.

다른 반 애들이 들어오면 딱 하고 멈춰.
뭔가 서로 숨기는 것 같아. 좀 이상하잖아.
그런데 노래는 대합창이라 다 들리고.

무서웠을 거야
교실 앞을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들은.
사카가미 넌 들어본 적 없어?

나는 말이야 왜 마나미짱이 우리 반에만 샴푸 교실을 퍼뜨리는 건지 알 수 없었어.
왜냐면 말이야. 정말로 다른 애들한테 알리고 싶다면
방법은 많잖아.
왠지 더 퍼뜨리기 싫은 느낌.


왜 저래?
그럼 사실은 포교가 목적이 아니란 말인가?

그 이후로 며칠이 지나자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

작은 시험을 하나 봤는데 말이야.
다들 이상하게 점수가 높은 거야. 높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원 만점.
나랑 노자와 빼고.



무안 샴푸의 기적은 끝나지 않는다.


나 너무 놀랐지만 선생님이 더 놀랐어.
컨닝한게 아닐까 의심했지만 이렇게 전원이 컨닝하는 건 무리잖아.
선생님도 교탁에서 다 봤거든.



노자와는 분했을 거야.
지금까지 계속 1등이었는데
딱 하나 틀려서 꼴지에서 두 번째야.
내가 꼴찌.

처음이었어. 꼴찌한 건.
뭐 애초에 성적은 별로 안 좋았지만.

그래도 그때 시험은 잘 본 편이었어.
70점 이상이었거든
그런데 꼴찌야


그게 잘본 거냐.


안 되겠다 너. 그냥 샴푸 먹어라.
드럼통으로 먹어야겠다.

나보다도 성적이 안 좋았던 애가, 항상 1자리 수 점수만 뽑던
학년 최하위 남자애까지 100점이야.
이건 100% 그 샴푸 탓이야.
예뻐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몸매도 좋아지고 덤으로 머리까지 좋아져.


엄친아 엄친딸의 반 탄생.


담임,교장,학부모 님이 좋아합니다.



.....사카가미 군도 가지고 싶어?
무슨 맛이 날지는 나도 모르지만.
시험 삼아서 시판 샴푸라도 마셔보면 어때?
그거랑 맛은 별 차이 없을 거야.

그런데 그건 몸에 안 좋아.
그리고 맛 없는 것도 각오해야 할 거야.



그래서말이야 테스트 점수가 나온 방과후 노자와가 울고 있었어.
이젠 같이 집에갈 수 있는 애는 노자와 밖에 없었거든.
얘기가 잘 안 통해도 어쩔 수 없잖아.
걔도 내가 싫었을지도 모르지만 우연히도 집도 같은 방향이었고.
딱히 걔도 나랑 같이 가는 게 싫다고 하지도 않았고.
역시 걔도 쇼크가 컸을 거야.

남들 몇 배로 노력해서 공부했더니 샴푸 마신 애들한테 져버렸으니까.
납득이 안 되잖아 그런 거.
뭘 얘기해도 눈에는 눈물만 고여있고 대답을 안 하더라.
고개를 끄떡거리지도 않고 왠지 분위기가 안 좋아서 나도 그냥 말 없이 있었어.
그때 갑자기 노자와가 달려가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어.
분명 집에 가서 펑펑 울었을 거야.

.....그래그래. 그 푸단 말이야.
아 푸단은 내가 붙인 이름이야.
수제 샴푸애호집단 줄여서 푸단.
귀엽지?



네이밍 센스가 그게 뭐야.


그런데 아무도 그렇겐 안 불러.
나 혼자 붙인 이름이니까.

그 푸단이 말이야.
매일매일 방과후가 되면 다들 어디로 가버리는 거야.
작은 소리로 그 노래를 불러대면서.
다들 입간엔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눈빛이 맛이 가있었어.
몽유병 환자 같았어. 뭔가에 조종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뒤를 쫓아가볼까 생각은 했지만
왠지 바보같잖아?
거기다가 도중에 발견되면 무슨 소릴 들을지도 모르고.

거기다 말이야 이쯤되면 뭔가 수상한 집단이 연관되어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웠어.
그런 거에 얽히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그런데 다음 날 노자와가 독한 표정으로 마나미짱이랑 얘기하고 있는 걸 목격했어.
정확히 말하면 마나미짱이라기 보다는 마나미짱을 중심으로 한 푸단하고.



"그 샴푸 나도 줘!!"

노자와는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으로 머리를 숙였어.

"뭐야 그 태도? 건방져."

"이제와서 슬금슬금 기어들어와서 샴푸를 나눠 달라고?
네가 우리들을 이상한 눈으로 봤던 거 다 알거든?
그런데 뭐야. 이제와서 분해? 100점 못 받아서?"

"이건 귀중한 샴푸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이 아니면 줄 수 없어."

다들 그런 말을 하면서 노자와를 몰아붙였어.
괴롭히는 거지


세계 평화를 기원한다는 애들이 사람을 괴롭혀도 되는 거냐.




마나미짱은 중심에서 그냥 밝게 웃고있을 뿐이었어.
그게 오히려 더 무서웠어.



"부탁해. 뭐든지 할테니까. 나한테도 샴푸를 줘 제발."

노자와는 그런 말에도 굴하지 않았어.
자존심 강한 성격이었는데 자존심은 완전히 내다버리고.
그 샴푸가 진짜 갖고 싶었나 봐.

"아니. 넌 안 돼. 절대 안 줘."

"야 노자와. 네 얼굴 보면 짜증나거든? 빨리 꺼져."

여자애 들이랑 같이있던 남자애들도 심한 말을 했어.
뭔가 애들 분위기가 지금까지랑은 달랐어.



"부탁해! 만드는 법만 알려줘도 돼!
나만 외면하지 말아줘!"

노자와는 이젠 엉엉 울고 있었어.
땅바닥에 딱 엎드려서 머리를 땅에 박고 부탁했어.
보기만 해도 불쌍했어.
그래도 다들 차가웠어.

개가 고양이를 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어.
나 도망치려고 했지만 무서워서 도망치지 못했어.

그랬더니 마나미짱이

손을 쭉 내밀었어.



"노자와.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내 마음이 너무 아프잖아."

그리고 노자와의 머리를 상냥하게 문질렀어.

"진짜? 그럼 샴푸 줄 거야?"

노자와는 기쁜 듯이 머리를 들어올렸어. 마나미 짱은
잠시 슬픈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옆으로 돌렸어.



"으음... 미안. 그건 안 돼."

"달라고는 안 할게! 같이 샴푸 교실에 데려가줘.
뭐든지 할 테니까. 같이 노래도 하고 춤도 배울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노자와는 마나미의 손을 잡았어.



"그럼 의미가 아냐. 너는 그 샴푸를 쓸 자격이 없어. 미안."

"그런 말 하지 말고. 뭐든지 할 테니까."

".......그렇지만 나 너한테 지금까지 3번은 같이 가자고 했잖아.
그런데 그걸 거절한 건 너잖아?
나를 안 믿었던 거 아냐?"

마나미짱은 동정하는 듯한 눈을 노자와를 바라봤어.
노자와도 필사적이었어. 진짜 전력을 다해 부탁했어.



"뭐든지 할 테니까! 정말로 뭐든지 할 테니까! 나도 샴푸 줘!
우리 엄마한테 혼난다고! 부탁해! 부탁해 응?!"

마나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어.

"후....어쩔 수 없지.
너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고 싶어?"

"응!"

"그럼 세계평화를 위해 힘을 빌려주지 않을래?"

"할게! 뭐든지 할게!"

"알았어. 그럼 널 샴푸 교실로 데려가줄게."

노자와는 그 말을 듣곤 날아오를 듯 기뻐했어.



"진짜? 그럼 이번 일요일 꼭 비워둘게."



".....일요일까지 기다릴 거 없어. 지금 같이 가자."

"지금부터?"

노자와는 마나미짱의 말을 듣고 놀란 듯했지만
여기서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겠지.

"괜찮아! 오늘 학원 안 갈게. 지금 가자!"

바로 답했어.

주변에 있는 푸단 애들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그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럼 가자."

마나미 짱과 노자와는 손을 잡고 모두와 함께 떠나버렸어.
그 노래를 부르면서.

다음 날 노자와는 학교에 오지 않았어.


훅 가버렸네. 아예 가버렸어.


그래서 나 혼자만 남아버렸어. 학교에서 완전히 고립되어버린 거야.
노자와가 어떻게 됐나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데가 없어.
어제 그걸 봤다고 하면 어떻게 그걸 아냐고 다들 날 뭐라 할까봐 너무 무서웠거든.
그래서 말 없이 있었어.
다들 노자와는 신경도 안 쓰는 것 같고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거든.

그래그래. 이상한 건 푸단 멤버들이 샴푸를 먹기 시작한 뒤로
결석도 지각도 안 하게 됐다는 거야.
매일 지각상습범이었던 오카베 군이나
비만 오면 학교를 쉬던 야마시로 군도 학교엔 꼭 오게 됐어.
아침 일찍.

그런데 어제까진 무지각 무결석이던 노자와가 학교에 안 왔어.
나는 안 좋은 느낌이 들었어.

분명 뭔가 있어.
어제 샴푸 교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어.
그런데 휘말리기는 싫고 호기심은 몸을 망친다고도 하잖아.

1. 말려들지 말자. ㅇ
2. 조사하고 싶다.
3. 아무래도 좋다.

그렇지?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걸.
그래서 말 없이 있었어.
그리고 수업 중엔 멍하니 생각했어.
아 그냥 자퇴할까 라든가 등교 거부나 할까 라든가.
학교에 와도 재미가 없거든.

그런 생각을 하니까 뒤에서 누가 등을 쿡쿡 찔렀어.
내 뒷자리는 마나미짱이었다고 얘기했지?



뒤를 돌아보니 마나미짱이 작게 접은 쪽지를 내밀었어.
받아서 바로 읽어봤어.

"이대로라면 지구는 망하고 말아요.
레이코 짱은 내 친구잖아요.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요.
같이 기도해요."


라고 써있었어.

왠지 무섭지 않아? 농담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진지하게 그런 걸 써놨다고. 마나미짱은.
마나미짱은 항상 진지하거든.거기다 지금은 마나미짱이 우리 반의 중심인물이고.
지금 적이랄까, 마나미를 안 따르는 사람은 우리 반엔 나 밖에 없고.

대들 수가 없잖아.
그래서 나는 모두가 수업에 열중하는 걸 확인한 뒤
질문을 써서 마나미에게 넘겼어.

"왜 지구가 망하는데?"

그러자 바로 쪽지로 답했어.

"지구는 원래 우주인의 것이거든요.
하지만 그걸 인간이 더럽혀버려서 더 쓸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우주인들이 지구를 부순대요."




상상 이상으로 미친 종교였다.


........뭔가 굉장하지? 완전히 미쳤어.
같이 기도하자곤 하는데 대체 뭘 기도해야 되는지 모르잖아.
그래서 난 물어보기로 결심했어.
왠지 마나미는 물어봐도 답해줄 것 같았거든.

일단 "샴푸 맛있어?" 라고 써서 쪽지를 넘겼어.
또 답변이 왔어.

"몰라요"

그때 난 처음으로 눈치챘어.
그러고보니 마나미 짱이 샴푸를 먹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마시기는 커녕 만지지도 않았어.
그때 처음 생각했어.
사실 마나미짱은 그 샴푸, 써본 적이 없는 거 아닐까.


본인은 안 쓰면서 남한테 권유한 거였냐.


다른 반엔 안 주고 이 반에만 주는 것도 그러고
이거 혹시 인체실험 아냐?

난 다음 질문을 보냈어.

"샴푸 교실은 뭐야?"

답변이 또 왔어.

"월드 해피 & 피스 컴패니라고 해요."

월드 해피 & 피스 컴패니?
들어보 적 없지? 컴패니라는 걸 보니까 회사같긴 한데 이상한 이름이야.


뭘하는 회산데 이름이 저 따위야.


설마 '푸단'보다 더 후진 네이밍 센스가 나올 줄은 몰랐다.

공짜나 마찬가지인 샴푸로 돈이 벌릴 것 같지도 않고
뭐하는 회사인가 궁금해서 물어봤어.

"월드 해피 & 피스 컴패니는 뭘 하는 회사야?"



"회사가 아니예요. 일단 회사로 등록되어 있지만 회사가 아니예요.
지구를 우주인의 파괴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이거 진짜 위험하지 않아?
그런 조직을 다른 말로 종교라고 하는 거 아냐?




하필 사이비 종교를 믿어도 저딴 걸 믿냐....


얘기 들어보면 딱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안 오냐?

마나미 짱이 샴푸를 들고 왔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어.
잘 생각해보니 그 전부터
손을 잡아달라고 할 때부터 이미 종교 활동이었던 건데.

그때 재밌다고 그냥 넘기지 말고 진지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뭘 진지하게 생각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별 생각이 다 들어서 또 멍하니 있었어.

그랬더니 마나미짱이 또 쿡쿡찔러.
종이엔 이렇게 써있어.



"레이코짱은 다른 애들하곤 달라요.
그러니까 진실을 알려주겠습니다.
오늘 단 둘이 샴푸 교실로 가지 않을래요?
방과후 학교 뒤 화단에서 기다릴게요.
다른 사람들이 안 보게 몰래 와요."



월드 해피 & 피스 컴패니는 대체 뭐하는 미친 집단인가? 무안 샴푸의 정체는?
다음 회에 계속.



핑백

덧글

  • 배길수 2014/01/02 01:55 # 답글

    슨바라리아성인에 대항하기 위한 단체인가...!
  • 에우리드改 2014/01/02 01:56 # 답글

    후쿠자와의 이야기가 이렇게 산을 안타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니
  • Sakiel 2014/01/02 02:00 # 답글

    흥미진진하다! 학무에서 정상적으로 다음 내용이 기대되는 괴담!
  • LONG10 2014/01/02 02:33 # 답글

    만일 한국이라면, 어떤 종교에 귀의했더니 애들 성적이 죄다 100점에 미남미녀가 된다면 교회고 뭐고 다 저기로 보내버릴 것 같다는게 제일 무섭네요.

    그럼 이만......
  • Kael君 2014/01/02 03:01 # 답글

    슨바바리아 성인을 상대하기 위한 지구의 비밀병기 제조업체 (?)
  • oooo 2014/01/02 04:53 # 삭제 답글

    외계인과 관련이 있다면 혹 죽인 후 체액으로 만드는 거 아닐지..?
  • ㅇㅅㅇ 2014/01/02 06:39 # 삭제 답글

    삼푸의 원료는 삼푸교실에 참여한 사람이고
    학교에 다니는 것은 그 사람의 복제인간이라던가..
  • Ladcin 2014/01/02 07:57 # 답글

    상대평가면 다들 등급 훅가는데(...)
  • 전뇌조 2014/01/02 08:09 # 답글

    ..........뭐랄까 정말 저런 종교가 있다면 세계정복은 시간문제일것같다. 퍼지는 속도가 장난 아닐듯.
  • OmegaSDM 2014/01/02 08:24 # 답글

    월드 해피 & 피스 컴패니 VS 슨바라리아 성인
  • dhunter 2014/01/02 08:38 # 삭제 답글

    핑크 테 안경을 쓰고 머리는 뒤로 묶고 차가운 느낌. <- 이거 에바의 마리 생각나네요... 인기는 좋지만.
  • 빌트군 2014/01/02 12:07 #

    안 그래도 짤방 넣으려고 했는데 마리는 양갈래라...
  • 소시민A군 2014/01/02 09:24 # 답글

    슨바바리안 성인이 적인가.
  • 선풍기 2014/01/02 09:32 # 삭제 답글

    이젠 정말 슨바라리아 성인 밖에 생각 안 나
  • dddd 2014/01/02 09:50 # 삭제 답글

    현실에 이런 종교가 있으면 수험생 사이로 대유행하겠네요 ㄷㄷ
  • kyrie 2014/01/02 10:06 # 삭제 답글

    너무 흥미진진해서 후쿠자와라는 기분이 안들어요ㅋㅋㅋ
  • 인비지블 2014/01/02 11:02 # 답글

    산악가가 왠일로 이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는거지...
  • Althea 2014/01/02 12:19 # 답글

    이쯤되면 저 무안샴푸를 먹어보고 싶....아니 그건 절대 안 될 일 같지만 왠지 끌리고...
  • 044APD 2014/01/02 12:20 # 삭제 답글

    치바에 XCOM 지부라도 설립되었을까요
  • 궁굼이 2014/01/02 12:47 # 답글

    진실이라니...그럼 저 샴푸먹은 놈들은 대체 무슨 꼴을 당하고 있는겁니까 덜덜덜
  • Giantroot 2014/01/02 13:35 # 삭제 답글

    교실 뒷편엔 샴푸가 묻혀있다
  • 160 2014/01/02 18:33 # 삭제 답글

    그 샴푸 재료가 뭐야!? 대체 뭔데!?
  • 검은장식총 2014/01/02 20:35 # 답글

    정말 학무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보통 미친이야기도 아닌 말도안되는 상미친이야기를 계속 낼수있는거죠...
  • 슈에이 2014/01/28 17:33 # 삭제 답글

    앗!! 안열리던 글이 갑자기 열리네요!!! 앗싸!!!! ;ㅁ;
    샴푸의 비밀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드디어 나도 샴푸 교실로 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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