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리뷰 1편- 신도 [타카기 할머니] 애퍼시 학무



신도 [타카기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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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판을 리뷰하고 있을 때 많은 분들에게 SFC판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게임 '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를 리뷰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왜 안 했는가하면...

잠깐 붙잡고 해봤는데 너무 또라이 같아서.

막장 게임 츠키코모리 조차도 한 수 접어야 하는 그 똘끼에 진저리를 치고 리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 게임엔 세계의 모든 또라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건 세계 최고의 또라이 게임입니다.
한 번 해보고 기억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솔직히 제가 뭘 보고 그렇게 진저리를 쳤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절대 리뷰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과연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까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이젠 이것말고는 올릴 것도 없으므로

겨울 방학 특집으로 '애퍼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 특별편'의 리뷰를 올리려고 합니다.
언제 중단될지 모르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의:
1. 이 게임은 다른 캐릭터가 말하는 걸 주인공이 듣는 형식이므로, 그 다른 캐릭터의 말은 회색칸에 적겠습니다.
내용은 죄다 번역하면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이야기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편집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이 글은 웃자고 쓴 의도가 강하므로, 무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다만 내용을 크게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3. 리뷰를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로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프롤로그는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조사하는 모임의 취재를 쿠라타 에미가 하겠다고 했는데
히노가 자기 맘대로 사카가미 슈이치를 시킨다는 걸 빼면 SFC판과 변함 없으니 생략. (SFC판 프롤로그 보기)
하여튼 사카가미 슈이치는 괴담을 들으러 모임에 나가는데 7명이 나와야할 모임에 6명 밖에 없어 당황하지만
7번째 사람이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일단 6명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누구 이야기를 들을지 맘대로 고를 수 있는데
SFC판 리뷰의 첫번째를 장식했던 신도로 시작하겠습니다.

캐릭터 소개



사카가미 슈이치

이 게임의 주인공. 세기말의 신문부원. 1학년.
히노 선배에게 낚여 학교 7대불가사의를 취재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인생이 끝장 난 불쌍한 인물.
이 게임의 다른 캐릭터들에 비하면 그나마 평범한 정신상태를 소유하고 있지만 역시 정상은 아니다.
화가나서 필름이 끊기면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그를 말릴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악마나 귀신 앞에선 속수무책.



신도 마코토

3학년. 공부보단 스포츠를 좋아하는 청년.
심령 스팟 체험을 즐기며 도시 전설에 박식하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친절한 형님 같지만 위기 상황이 닥치면 바로 배신하고 자기부터 챙기는 배신의 아이콘.
스포츠를 좋아해서 복싱도 하지만 전투력은 최약체. 대신 도주가 빠르다.
결정적으로 솔로다.





여어 사카가미라고 했나. 내 이름은 신도 마코토. 3학년 D반이다.
히노에게 부탁받아서 오긴 했지만 더러운 방이군.
히노 부탁이 아니었으면 이런 곳에 올 일은 평생 없었겠지.





이렇게 생긴 신도만 보다가 저 얼굴을 보니 적응이 안 된다.



....그런데 첫빠가 나냐.
뭐 뭐든지 첫빠가 가장 기분이 좋은 법이지.
좋아 이야기해주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이야기하는 것도 좀 그렇군.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니까 네가 어떻게 신문부에 들어왔는지 알려주지 않을래?

1. 어쩌다보니.
2. 전부터 동경했다. ㅇ

뭐? 너 신문부에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온 거냐?
이상한 부 활동을 좋아하는구나 너.
뭐 알았어. 사람마다 좋아하는 건 다 다르니까.

그것보다 나 같은 놈이 이런 여자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모임에 있는 건 왠지
안 어울리는 것 같지 않냐? 어?

1. 아닙니다.
2. 네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3. 사람마다 좋아하는 건 다 다른 법입니다. ㅇ

하하하! 이거 한 방 당했는걸 사카가미.
그래. 네 말이 맞다.
내가 그렇게 말했지. 내가 뭘 좋아하든 그건 내 맘대로지.


하지만 여자를 좋아하는 건 내 맘대로 되지 않지.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너 느낌 오지 않냐?
이 방 뭔가 이상하지 않냐?
영이란 것은 인간의 기를 민감하게 감지한다고 하지.
그래서 영은 공포심을 느끼는 놈의 주변에 쉽게 모인다고 하거든.
괴담을 이야기하면 영이 쉽게 모인다는 얘기는 유명하잖아?
바로 그거야.
무서운 이야기를 하다보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할 때가 있지.
그건 그놈의 등을 영이 문지르고 있는 거야.


변태의 영이냐? 왜 문질르는데?




사카가미 너 설마 겁먹은 건 아니겠지.

1. 무섭습니다.
2. 안 무섭습니다. ㅇ


시작부터 왠지 병맛이 느껴져서 2번 선택.


그러냐. 안 무서운가.
설마 허세는 아니겠지.
그럼 너 말고 다른 누군가가 무서워하고 있는 건가?
그걸 느끼고 영이 모여든 건가?
아니면 이 영들은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모여든 건가?


할 짓 없는 백수 영의 시간 떼우기.


그렇다면 더 위험한데.
이 영들은 이제부터 일어날 무언가를 예측하고 모여들었다는 건데.
알겠냐? 이 모임에서 뭔가가 일어날 거라는 걸.
각오는 되어있겠지 너.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어.
알았지?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어.

내가 알고있는 학교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를.

무서운 괴소문을 알고있어?
너도 하나나 둘 정도는 들어봤겠지.
입 찢어진 여자나 인면견 같은 거.
입에 큰 마스크를 쓴 여자가 지나가는 녀석을 불러서 이렇게 물어본다고 해.

"나 예뻐?"

예쁘다고 대답하면 그 여자는 갑자기 마스크를 벗어.
그 여자의 입은 귀까지 찢어져 있어.

그리고 "이래도 예뻐?" 라고 물어봐.
이게 입 찢어진 여자라는 괴소문이야.
이 여자는 성형 수술에 실패를 했다고 해.
예쁘다고 안 하는 놈을 식칼로 다 죽여버린다고 하더라.




그럼 그냥 예쁘다고 하면 되겠군.


별 거 아니네.

왠지 포마드나 별 사탕을 무서워한다더라. 좀 웃기지 않냐.
뭐 반대로 그런 점이 더 리얼하게 느껴져서 웃어넘길 수 없지만 말이야.


참고로 한국에서 유명한 괴담 '빨간 마스크'는
이 입찢어진 여자 괴담이 한국으로 건너와서 생긴 것입니다.

인면견은 알아?
보기엔 그냥 강아지인데 얼굴만 인간이야. 그것도 노인.
인면견은 시속 80킬로의 스피드로 달리면서 몇 미터는 점프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한 번 따라오기 시작하면 도망칠 수 없다고 해.


뭔 개가 그렇게 빨러.


그리고 예언도 한다고 해.
인면견에게 잡히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고 해.
개 주제에 인간의 죽음을 예언하다니. 기분나쁜 놈 아니냐.


착한 개네.


공짜로 점을 쳐주고 딱히 나쁜 짓도 안 하네. 착한 개네 인면견.

사카가미. 그 외에도 괴소문은 많아.
학교에도 그런 괴소문은 많거든. 화장실의 하나코나 메리 씨 같은 거.
네가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를 모른다고 해도 하나 정도는 들어봤겠지?
그런 괴소문들 너는 병신같다고 생각하냐?

1. 병신같다.
2. 그렇지 않다.
3.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ㅇ

믿는 건 바보같다고 해놓고 마음 어딘가에선 신경쓰는 나 자신이 있다.
그런 느낌인가.
하긴 그렇다. 말로는 안 믿는다고 하는 놈들도 어쩌면 조금은 신경쓰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믿는다면 그 쪽을 따르는 게 좋아.
잘 들어. 이건 누구를 위해서도 아냐. 널 위해서 말하는 거라는 걸 잊지 마.
의심하면 끝장이다. 지옥으로 직행.
내가 이야기할 건 그렇게 지옥으로 가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내 반 친구 중에 요시다 타츠오라는 놈이 있었거든.
현실주의라고 할까, 안티 로맨티스트라고 할까.
하여튼 기분나쁜 새끼였어.
공부는 잘 했지만 그것 말곤 아무것도 없는 새끼지.
항상 잘난 척해대서 패버리고 싶은 그런 타입이었어.


확실히 표정부터 이미 패버리고 싶다.


매를 부르게 생겼네.

그런 놈들은 괴롭힘당할 것 같지?
그런데 이놈은 괴롭히는 놈들도 없었어.
아 물론 괴롭히려던 놈들이 있긴 했지.
그런데 그러면 바로 꼰대한테 꼰지른단 말이야.
펜은 검보다 강하다는 게 신조라나.
아무리 때려도 절대 저항을 하지 않아.
그리고 팰 만큼 패면 나중에 바로 일러바쳐.
꼰대들은 그 새끼를 좋아했거든
성적은 좋지 품행 단정하지. 꼰대에겐 무조건 복종하지. 문제 있으면 바로 알려주지.
요령이 좋은 놈이었어.
아 생각만 해도 화가 치민다.
나도 한 번 흠씬 두들겨 팬 적이 있어.


....그렇다고 진짜로 팼냐.

그런 놈이 선생은 몰라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러다보니까 결국은 아무도 상대 안하게 됐어. 그래 간단히 말해서 무시하는 거지.
아무도 말도 안 걸고 상대도 안 해.


왕따가 됐군.

보통은 그런 거 못 견디잖아. 그런데 요시다는 아니었어.
오히려 좋아했지.


아 방치 플레이를 좋아하시는구나.


사람이 좋아하는 건 각자 다른 법이죠. 암요.

자신이 선택받은 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우리들을 업신여기는 게 딱 느껴졌어.
천상계에 살고있는 것도 아니면서 대체 무슨 생각인지.
뭐 하여튼 짜증나는 놈이었어.

너도 그런 놈은 한 번 패주고 싶지 않냐?

1. 네.
2. 아니오. ㅇ


무시합시다 2.



어이어이. 넌 로봇이냐?
인간의 감정이란 게 없냐?
짜증나는 놈이 있는데 가만히 있냐?
그럼 넌 우등생이거나.... 반대로 차가운 인간인 것 같군.
뭐 넌 그런 인간이겠지만 난 아니라서 말이다.


그렇다고 패는 놈이 더 비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한 번 그 자식이 징징대는 얼굴을 보고싶었다.
마침 재밌는 얘기를 들었거든. 타카기라는 이름의 할머니 이야기야.
너 들어본 적 있냐? 타카기 할머니에 대한 괴소문.


그건 또 뭐야? 눈깔사탕 할머니 짝퉁이냐.


모르냐.... 그렇군.
좋아 너에게도 이야기해주겠어. 타카기 할머니 이야기를.

이 할머니는 말이다. 여자 애들이나 입을 것 같은 프릴이 붙은 새빨간 롱 스커트를 입고있어.
다리가 다 가려지고 땅에 질질 끌릴 정도의 롱 스커트를.
그래서 타카기 할멈이 입고있는 스커트의 단은 너덜너덜하지.
비,진흙,먼지로 더럽혀져 있어. 항상 질질 끌고 다니니까.
소문으론 스커트를 갈아입은 적이 없다고 해.
부랑자 같지?


그거 그냥 돈 없어서 옷을 못 사는 불우한 할머니 아니냐.


뭐 나도 실제로 본 건 아니니까. 하지만 굉장히 기분나쁜 할머니라는 것만은 틀림없어.
뭐 어디까지나 괴소문이지만
괴 . 소 . 문


갑자기 왜 끊어읽냐 너.


그리고 그 할머니는 허리까지 막 자란 머리카락을 항상 늘어뜨려서 얼굴을 숨기고 다녀.
그 얼굴을 본 놈 말로는 화장을 떡칠을 했다고 하더만.
얼굴에는 무슨 일장기 같이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입술에도 시뻘겋게 바르고 눈에는 보라색 섀도우로 떡칠을 했다고 해.
그 얼굴을 보면 절대 잊지 못한다나.


타카기 할머니의 개성 메이크업.




아 맞아. 상의는 흰 블라우스라고 해.
이것도 또 공주님이나 입을 것 같은 하늘하늘 귀여운 브라우스야.


패션 피플 타카기 할머니




뭐 그것도 계속 입고다녀서 그런지 원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색이 되어서 있고 이리저리 구멍이 뚫려있고 박음질을 하도해서 완전 누더기래.




빈티지 패션을 지향하는 타카기 할머니.


이 할머니의 패션 센스... 보통이 아니다.

그러니까... 대충 알겠지?
그래. 냄새가 쩔어.

거기다가 이 할머니는 이상하게 걸어다녀.
걸어다닌다기 보다는 총총 뛰는 느낌으로 걸어.
이게 존나 빨라. 인면견보다 빠르고 점프도 더 높아.


알고보니 육상에도 재능이 있으셨던 할머니.


생각해봐라 시속 100킬로로 총총 점프하면서 걷는 화장 떡칠한 더러운 할머니.
그런 사람이 쫓아오면 너는 어떡할 것 같아?

.....너 지금 웃었냐?

1. 웃었다.
2. 웃지 않았다.


솔직히 웃깁니다. 1번

왜 그러냐. 목소리가 떨리고 있는데?


웃겨서 그래


볼에 땀이 보이는데. 식은 땀 아냐?
끈적끈적하게 피부에 늘러붙는 더위 때문이겠지?
식은땀인가 아니면...
뭐 됐어....

어쨌든 내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즐겨줘.
이건 너에게 해주는 이야기니까.
여기있는 놈들은 별 상관없어.
난 너에게 얘기해주는 거야.
그걸 잘 알아둬

....그래서 말이다. 타카기 할머니가
왜 총총 뛰어다니는지 아냐?



한쪽 발이 없거든.
교통 사고로 트럭의 타이어에 다리가 빨려들어가서 그렇게 됐다고 해.




장애를 극복하고 일어선 대단한 할머니였다.


존경스럽다.

그때 가족도 같이 사고를 당한 것 같아.
아들에 며느리에 3명의 손자.
전원 즉사했다고 해.
시체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었다고 해.
다진고기처럼 엉망이 되었다는 것 같아.

트럭 운전수가 술에 취해가지고 사람을 친 것도 타이어에 사람이 말려들어갔는데도
전혀 몰랐다는 것 같아. 애들이 타이어에 끼었는데 그 상태로 10킬로는 달렸던 것 같아.
타카기 할머니의 한쪽 다리도 같이 끼어있었겠지.


이 동네는 운전수까지 제정신이 아니군.

그래서 할머니는 발광했다고 해.
이해는 돼.
사랑하는 가족이 한 순간에 다 죽어버렸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타카기 할머니는 죽었다고 해.
그 사고 때가 아니라 그 후에 쇼크로.
역시 가족이 다 죽은 쇼크를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아.
자택의 이불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었다나.
죽고 1달이 넘어서야 발견됐어.

....그래. 지금 나타나는 타카기 할머니는 유령이야.
그래 뭐 당연한 거지. 인간이 시속 100킬로로 어떻게 달려?
몇 미터를 어떻게 점프해? 당연히 유령이지.
뭐 그래서 또 괜히 무서운 거야.


육체의 한계를 넘어 육상 세계 신기록을 갱신한 할머니.


타카기 할머니가 냄새가 쩌는 건 사후 1개월이 지나있어서 그런 거고
흰 브라우스랑 긴 스커트는 사고를 당할 때 입고있던 옷이래.
그런데 너 타카기 할머니가 왜 유령이 되어서 나타나는지 알고있어?
타카기 할머니는 어느 목적을 가지고 노리고 있던 놈의 앞에 나타나.
타카기 할머니의 표적이 되면 끝장이래.
절대 도망칠 수 없어.
할머니는 유령이거든. 어디라도 나타나고 어디라도 따라오지.
한 발로 총총 점프하면서.
하지만 만나자마자 바로 갑자기 따라오는 건 아니야.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어.

"기댈 곳 없는 늙은이의 옛날 얘기를 들어주시구려"

하고 매우 불쌍한 소리로 쓸쓸하게 말을 걸어온다고 해.
얼굴도 긴 머리카락으로 숨기고 있거든.
다리도 스커트에 가려서 안 보여서 문제가 없어보여.



그리곤 불쌍하다고 할머니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면 좆되는 거야.

갑자기 그 사고 이야기를 시작하거든.

"이 늙은이 한테는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가족이 있었어.
훌륭하게 자란 아들에 예쁜 며느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여운 손자 셋.
정말 행복한 가족이었어.
부처님에게 매일 감사하다고 기도를 했지.
난 정말 언제 저승사자가 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하면서 손을 비비기 시작해.

"하지만 너무도 하시지. 부처님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타카기 할머니 : 그러니까 너도 예수님을 믿으세요.



"우리 가족은 전부 죽어버렸어.
이런 늙은 할망구만 남겨놓고 다들 저승으로 가버렸지.
교통사고였어.
나를 남겨두고 가족 전부 트럭에 치었거든.
앗 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울기 시작해.
콧물을 들이키고 긴 한숨을 쉬면서.

그런 얘길 들으면 듣는 사람은 어떻겠냐?
위로하고 싶어지겠지?
정을 담아 한 마디라도 걸고 싶어지겠지.
그게 사람이거든.

"할머니가 가족 몫까지 열심히 살면 다들 기뻐할 거예요."

"고마워. 이런 늙은이를 다 위로해주고.
죽은 우리 가족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니?"

그런 질문을 할 거야.
이런 얘기를 들으면 뭐 악의는 없다고 다들 생각하니까 대답하겠지.

"예."



누구나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해버릴 거야.
그럼 할머니는 더러운 스커트를 들어올려.

"난 그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거든. 내 다리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대답할래
그런 얘길 듣고 너는 뭐라고 할래?
대답이 나오냐?

"안 되셨네요." 혹은 "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라는 말이 나오냐?
나같으면 도망친다.

분명 너도 그럴거야. 아무리 봐도 부랑자 같은 할머니거든.
처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을 때 동정 이상으로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을 거야.
어쨌든 상대를 안 하면 왠지 무슨 짓을 당할 것 같다는 공포심.
유령이란 건 말이다 그런 심리를 파고든단 말이야.
타카기 할머니의 상대를 하고있는 사이에 점점 상대의 술수에 빠져들게 돼 있어.


이제보니 심리학에도 능한 할머니.


못하는 게 없네. 엄친딸이네.

스커트를 들치면 두 개 있어야 할 다리가 하나 밖에 없어.
누구나 놀랄 거야.
놀라는 게 당연하지. 그 순간의 동요를 타카기 할머니는 놓치지 않아.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스윽 걷어서
그 추하게 화장한 주름 투성이인 얼굴을 이쪽으로 들이대고 껄껄껄 웃기 시작해.

"자. 어떠냐 너의 마음은 공포심으로 가득 차있겠지.
자 얌전히 나에게 먹히도록 해라."


알고보니 육식녀였던 할머니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기분나쁘게 일그러진 웃음 소리지.
할머니는 상대가 도망치기를 기다리고 있거든.
겁주기 위해선 뭐든지 저지르지.
이쯤되면 누구라도 도망가겠지. 한쪽 다리만 있는 이상한 할머니가 미소지었을 때의 공포.
그게 만약 사람이 없는 공원. 그것도 해질녁이라면 어떨까?

"도망치지 마!!

타카기 할머니는 처음엔 저렇게 말만 한다.
쫓아오지는 않아.
왜 그런지 알아? 일부러 자신에게 핸디를 거는 거야.
잡으려고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거든.
하지만 바로 잡아버리면 재미가 없어.


페어 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


아 정말 대단한 할머니다.

더 너에게 공포를 맛보여주기 위해서야.
너는 달리겠지. 달리고 달리고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도망치겠지.

아 이제 안 되겠어.
더 이상은 못 달리겠어.
그렇게 잠깐 쉬면서 허리를 숙이고 전신으로 숨을 쉬고 흘리는 땀방울을 닦으며 머리를 위로 드는 순간.



그럼 거기 있어. 타카기 할머니가.
껄껄껄 웃으면서 네 눈 앞에 서있을 거야.

"잘 자란 우리 아들은 두동강이 나버렸지.
내장이 다 어디로갔는지 모르게 되어버렸어.
아까 불쌍하다고 했지? 네 내장을 내놔."



알고보니 직업이 장기매매꾼이었던 할머니.


너는 또 도망치겠지.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치고.
뒤에서는 껄껄웃는 할머니의 웃음 소리가 들려. 소리만.
타카기 할머니는 도망치는 널 말 없이 보고있겠지.
너는 다리가 엉켜 넘어질 거야.
이젠 달릴 수가 없어. 호흡곤란을 일으켜 헉헉 숨을 뱉을거고.
침도 질질 흘리면서.
하지만 도망칠 수 없어.
뒤에서 천천히 발 소리가 들릴 거야.
흙을 밟는 소리가 들려. 그게 누구 발 소린진 너도 알겠지.
그리고 발 소리는 네 바로 뒤에서 멈춰.

"예쁜 며느리는 양팔이 으깨져서 죽었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면 네 팔을 내놔.



한 번 건수 건지면 먼지까지 털어먹는 할머니


그리고 타카기 할머니는 네 목줄기에 하악 하고 미지근한 숨을 내뱉을 거야.
어떡할래. 돌아볼래? 상대는 유령인데?
얼마나 무서울지 알 도리가 없어.
돌아봤다간 죽을지도 몰라.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때 또 말을 걸거야.
이번엔 귓가에다.
귓구멍에 갈라진 할머니의 목소리가 흘러 들어오겠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3명의 손자.
한 명은 양 다리가 으깨졌어.
한 명은 목이 으스러져서 죽었어.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타이어에 끌려들어갈 때 몸의 피부가 말려들어가서
피부가 다 벗겨져서 죽었어.
우리 가족은 전부 다진고기처럼 엉망이 되어서 죽었어.
불쌍하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그럼 내놔. 네 몸을 내놔."




그리고 네 목을 졸라.
저항해도 타카기 할머니의 손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어.
그걸로 디 엔드다.


.....잘 나가다 이야기 마무리가 왜 이렇게 중2병스러워.


죽어도 네 시체는 찾을 수가 없을 거야.
당연하지. 네 몸을 전부 뜯어다가 가족에게 나눠줬을 테니까.
가족이 잠든 비석 앞에는 갈기갈기 찢어진 오체가 공양물로 올라간다는 소리도 있어.
그러니까 타카기 할머니한테 한 번 걸리면 도망칠 수가 없어.

.....이걸로 타카기 할머니의 이야기는 끝이다.
뭐 별거 아닌 소문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네 자유지만.



.....아 맞아.
너에게 좋은 걸 알려주겠어.
이 이야기를 들은 놈은 1주일 이내에 반드시 타카기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고 한다.
반드시. 반드시.


야!! 미친 새끼야!! 그런 얘기를 왜 하는데!!


난 분명히 사카가미 너한테 이야기했다.
여기있는 5명은 상관없어.
너 한테만 했다. 너만 타카기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 거야.


이거 사카가미랑 타카기 할머니를 소개팅시켜주는 자리였냐?


....너 지금 웃냐?
아니면 떠는 거냐?
뭐 됐어. 네가 어떻게 되든 내가 알 바가 아니니까.


야 개새끼다... 진짜 개새끼야....


.....뭐 그렇게 걱정하지마. 너를 그냥 죽게 냅두는 것도 불쌍하니까.
실은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어떠냐? 알고싶어?

1. 알고싶다. ㅇ
2. 싫다.

그렇지? 알고싶지?
걱정하지 마. 알려줄게.
타카기 할머니랑 안 만나는 방법....
그것은... 1주일 이내에 아무라도 좋으니까 10명 이상에게 타카기 할머니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행운의 편지냐!!


이제보니 신도 이 자식도 어디서 당하고 와서 이러는 거구만?!

1주일 이내에 10명이야.
그것도 타카기 할머니 이야기를 모르는 놈들 한정이야.
아는 놈들한테는 얘기해도 소용이 없어.

이걸 안 지키면 넌 죽어. 타카기 할머니를 만나서 살해당한다.
어때? 무서워?
무서워 해. 그게 인간이란 거니까.
내 이야기를 믿든 말든 네 맘이야.
내 말을 듣고 살든 무시하고 죽든 그것도 네 맘대로고.



......그래서 말이다. 나는 요시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어.
요시다 말이다. 요시다. 설마 잊고있던 건 아니겠지.
아까 말한 그 짜증나는 새끼.


네. 죄송합니다. 잊고있었습니다.


난 그놈에게 이 타카기 할머니 이야기를 해줬지....


신도를 통해 타카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된 요시다. 그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다음회에 계속

그냥 학무 리뷰는 언제 완결낼거냐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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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인베르츠 2013/12/22 23:00 # 답글

    인면견 만나면 생명보험부터 들러가야겠다!
    그나저나 시작부터 또 산을 타는 학무
  • Ladcin 2013/12/22 23:18 # 답글

    ...그런데 이런 자세한 수법을 어떻게 알고 소문낸거냐!
  • 도밍고 2013/12/22 23:35 # 답글

    돌아오셨어 엉엉
  • 소시민A군 2013/12/22 23:43 # 답글

    무시했다면서 무서운 할머니 알려주는 친절남.
  • LONG10 2013/12/23 00:19 # 답글

    생각해보니 단 한 루트라도 멀쩡한 사람만 나오는 루트가 있다면 그건 정말로 무서운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또라이들이 제정신이라니, 무섭잖아요!

    그럼 이만......
  • 삼식이 2013/12/23 00:27 # 삭제 답글

    우와 다시 학무 시리즈를 볼 수 있게 될줄이야!! 감격했습니다!

    ...근데 학무의 완결판 of 완결판인 슈이치 vs 쿠라타의 결말은 결국 연재 안되는건가요?
  • 빌트군 2013/12/23 01:00 #

    파일이 날아가서 못하긴 하는데 언젠간 합니다.
  • Althea 2013/12/23 01:39 # 답글

    확실히 이 세계는 등산가가 많은 세계입니다.
  • 전뇌조 2013/12/23 09:00 # 답글

    반전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나 새로운 면이 계속 나오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시속 100km 급으로 달리는데 한발로 빠르게 콩콩콩이라면......상상이 안된다....
  • ㅅㄹ 2013/12/23 13:13 # 삭제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기대를 져버리지않는 신도의 또라이력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나그네 2013/12/23 14:23 # 삭제 답글

    근데 입 찢어진 여자는 예쁘다고 끝까지하면
    "그럼 너도 나처럼 예쁘게 만들어 주지!!"
    하면서 입을 찢어 버린다고 합니다
    결론은 뭐라고 대답헤도 시망.
  • 알루미늄 2013/12/23 20:53 # 삭제 답글

    오랜만에 보네요! 리뷰 잘 봤습니다.다 끝난줄 알았는데 또 올라오다니...
  • 검은장식총 2013/12/23 21:28 # 답글

    이것이 판도라의 상자인가요...아무튼 재정신은 아닌거 같아
  • folly 2013/12/24 15:26 # 삭제 답글

    크흠; 정신줄을 놓게 되는군요 ㄷㄷ;

    저기서 나온 '인면견'은 중국의 상상의 동물 '산휘'가 모티브인듯 합니다
    산휘는 사람을 보면 기분나쁘게 웃고, 나타난후로 폭풍이 온다고 하는데...
    어찌보면 폭풍으로 사람 많이 죽으니 고증은 어느정도 되는지도요?
  • kyhdd63 2013/12/25 00:00 # 삭제 답글

    얘기만 들으면 평범하게 무서운 이야기인데 디엔드에서....
    빌트님 리뷰가 섞인것도 있지만 그거 없었어도...
  • 세기말 신문부원 2014/01/06 23:15 # 삭제 답글

    학무 구버전 충격의 반전은요?!
  • folly 2015/12/01 19:11 # 삭제 답글

    크흠; 정신줄을 놓게 되는군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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